거래시간 늘린다고 투자 많이하나? 증시 활성화 정책 효과 어땠나

거래시간 늘린다고 투자 많이하나? 증시 활성화 정책 효과 어땠나

조철희 기자
2026.10.2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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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책의 조건] ④韓 증시, 수급 취약성 노출…日·英은 개인투자 저변 확대, 투자 신뢰 강화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정부는 주주권 보호와 불공정거래 근절 등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개혁을 추진해왔지만, 실제로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고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거래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대책 성과를 점검하고, 세제·투자상품·거래제도·인프라 등에서 실효성을 높일 구체적 정책 대안을 살펴봤다.
증시 활성화 정책의 한계와 개선방향/그래픽=이지혜
증시 활성화 정책의 한계와 개선방향/그래픽=이지혜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거래시간 연장과 결제주기 단축 등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금 유입과 장기투자 확대로 이어질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 기회를 늘리고 시장 인프라를 정비하는 것만으로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장기간 보유할 유인이 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거래 편의 개선과 함께 개인투자자의 장기 투자성과를 높이고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확보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 편의 높이지만…장기 투자자금 유입은 별개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 거래시간 확대, 주식 결제주기 단축, 투자상품 다양화 등 시장 접근성과 거래 편의 개선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들 정책은 주식을 사고파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규 투자자금 유입이나 장기보유 확대 효과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시 활성화 정책의 성과를 거래대금이나 상품 수뿐 아니라 신규 투자자금 유입 규모와 투자자의 장기보유 현황, 실제 거래비용 변화 등으로 평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증시 급락은 안정적인 수급 기반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문제는 정부가 추진해온 증시 활성화 대책이 불안정한 수급을 개선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이냐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지만 새로운 투자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기존 거래가 더 긴 시간에 분산되는 데 그칠 수 있고, 거래가 적은 시간대에는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벌어져 오히려 투자자의 거래비용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주식 결제주기를 현행 거래일 이틀 뒤(T+2)에서 하루 뒤(T+1)로 단축하는 정책도 마찬가지다. 결제 위험을 줄이고 매도대금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제 속도 개선이 장기 투자수요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해외 투자자의 환전·결제 부담과 증권사의 시스템 준비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ETF(상장지수펀드) 등 투자상품 확대 역시 상품 수나 거래대금 증가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존 투자자금이 개별주식이나 공모펀드에서 ETF로 이동하는 것이라면 증시 전체의 신규자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다. 일부 대형주에 투자가 집중될 경우 중소형주로 투자수요가 확산되는 데도 한계가 있다.

日·英, 투자자 저변 확대…장기 수익률·거래비용 개선 필요

해외 주요국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장기적인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24년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확대하고 비과세 보유기간을 영구화했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NISA 계좌는 약 2800만개에 달했다. 다만 NISA 계좌에서는 해외 주식과 펀드에도 투자할 수 있어 계좌 증가가 모두 일본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본은 금융교육을 통해 가계의 투자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데도 나서고 있다. 2024년 설립한 금융경제교육추진기구(J-FLEC)를 통해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에게 장기·분산투자와 자산형성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예·적금에 머물던 가계자금이 주식·펀드 등 투자상품으로 유입되도록 투자 저변을 넓히고, 단기 시세차익보다 장기투자를 유도해 안정적인 증시 수급 기반을 확충하려는 취지다.

영국도 금융회사의 투자 지원을 확대해 가계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4월 도입한 '타깃 지원(Targeted Support)' 제도는 투자목적이나 상황이 비슷한 고객군에 적합한 투자방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문적인 투자자문 비용이 부담스럽거나 투자 경험이 부족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던 개인들의 투자시장 진입을 유도하고, 장기적인 주식·펀드 투자 저변을 넓히려는 취지다.

국내에서도 개인투자자의 장기 투자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투자목적과 위험 성향에 맞는 분산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상품별 수수료와 장기 수익률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역시 단순한 판매 확대보다 운용비용을 낮추고 장기 투자성과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증시 활성화 정책의 초점을 단기 거래 확대보다 안정적인 투자자금 유입과 장기 투자성과 개선에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개인투자자들이 장기투자의 성과를 확인하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어야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자금 이탈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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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희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조철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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