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함께 하는 '관광한국의 미래를 말한다'(4)]
#2009년 전세계 영화계의 파란을 불러일으켰던 '반지의제왕'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촬영지였던 뉴질랜드는 관광업계의 블루칩이 되었다. 관광객은 연평균 5.6% 증가했고 관광수입만 연간 4조원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다.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들의 86%는 '반지의제왕'촬영지가 이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간다고 한다.
#경기도 가평의 남이섬과 외도는 한류 드라마를 좋아하는 일본 중국 관광객의 성지가 되었다.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가 촬영된 곳이기 때문이다. 두 곳 모두 드라마 성공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관광수입도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촬영지에서 배용준과 최지우가 되어 촬영을 하고 드라마의 장면들을 재현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위의 열거한 두 가지는 오늘날 관광에서 스토리텔링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관광이 단지 주요한 관광지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에 국한되었다. 하지만 요즘 관광객들은 평면적인 관광지 유람이 아니라 관광지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원한다.
관광지 안에 절절한 사연이 녹아있는 곳을 원하고 감동을 원한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 하다'는 뜻이다. 관광지의 단편적인 정보나 사실 나열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관광객들은 금방 싫증을 내고 감동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관광지의 숨겨져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하나의 실로 엮어 주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관광객들의 여행소비패턴이 변모했기 때문이다.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깃발을 들고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추세에서 벗어나 관광객들이 스스로 감성적이고 개성있는 여행지를 찾아가는 적극적인 형태로 여행패턴이 변했다. 아무리 그럴듯한 관광유물과 유적지가 있어도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 않으면 관광객들이 주목하지 않게 된 것이다.
사실 관광분야에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은 수년전부터 거론되어 온 것이었다. 일정부분의 성과도 있었다.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를 축으로 한 여행지 개발이나 걷기 여행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제주올레는 스토리텔링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한류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인들 까지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덕분에 우리 음식의 우수성이 세계에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우리 말과 글을 배우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드라마 촬영지를 따라 개별여행을 하는 외국인들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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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에서는 지난 2009년 문화유산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을 발표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페스티벌에서는 그동안 딱딱하게만 여겨왔던 우리 역사의 새로운 면들을 알게 해준 귀한 계기가 되었다.

문화재청에서도 문화재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스토리텔링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유산과 스토리와의 만남은 어렵고 지루해보이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해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과정이 한 예다. 강원도 영월 장릉의 주인공인 단종의 애절하고 슬픈 이야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신동빈)는 지역관광명소에 스토리를 입혀 스토리텔링마케팅을 강화한 고품격 여행상품들을 잇달아 내놓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을 비롯해 지방 곳곳의 다양한 관광지를 포괄하고 있는 방문위의 추천코스들은 스토리텔링의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권의 경우 과거와 현대의 관광지를 절묘하게 배치하고 있다. 청와대사랑채를 시작으로 북촌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창덕궁과 인사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 문화의 다양함을 보여준다. 서울의 마천루인 N타워에서 쇼핑 1번지 명동을 보고 야경이 멋진 한강을 한 코스로 엮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어우러져 있는 공존의 미학을 극대화했다.(서울 강북 당일 코스)

지방권의 경우 고대부터 미래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인천) 여행코스를 만들거나 몸과 마음의 치유(제주)에 바탕을 둔 코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부산의 경우 바다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다이나믹한 코스를 만들어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부산의 추천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자갈치 시장 문화거리(BIFF거리) 용두산공원 해운대 누리마루 부산 아쿠아리움을 차례로 체험할 수 있다. 진정한 한국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전라북도의 한옥체험이나 전동성당 고창 고인돌 박물관 등은 가는 곳마다 이야기가 흐른다.
충청도 권의 경우 단연 자연과 건강의 스토리가 압도적이다. JSA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은 물론 철새들의 군무가 이야기 이상의 감동을 주는 천수만 철새탐조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외국인들이 먼저 찾는 보령 머드 축제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과학도시 대전은 이야기가 있는 공원과 박물관 테마파크 등을 적절하게 조화하여 코스를 만들었다. 국내 유일의 과학 테마공원인 엑스포 과학공원을 비롯해 지질박물관 화폐박물관 한밭수목원 우리나라 136개 성씨의 유래를 알 수 있는 뿌리 공원까지 이야기의 보고가 가득하다.
전라남도는 느림을 이야기의 소재로 삼았다. 일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쉼과 느림을 경험할 수 있는 슬로시티 증도와 창평마을을 비롯해 과거로 떠나는 곡성기차마을 등에는 무수한 이야기 들이 숨어 있다.
이밖에도 산과 바다의 보고 강원권 지역 어디나 역사보물창고인 부여 경주 등의 추천코스를 보면 우리 산천 어디에도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무궁무진함을 재확인 시켜준다.
온 국토가 스토리텔링의 보고라 하더라도 순차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스토리텔링 못지않게 스토리를 맛깔스럽게 풀어낼 스토리텔러들을 육성해야 하며 상시적으로 관광아이디어뱅크 등을 운영해 우리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관광스토리를 창출하는 창구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된 고품격의 여행코스를 바탕으로 단체여행객은 물론 개별여행객들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