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노래 들으며 떡볶이 점심···"여기는 도쿄"

'소시'노래 들으며 떡볶이 점심···"여기는 도쿄"

도쿄(일본)=최병일 기자
2011.09.20 19:10

[기획 -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함께 하는 '관광한국의 미래를 말한다'(6)]

[편집자주]  1. 글머리- 관광한국의 현재 2. 숙박 환대서비스 어디까지 왔나? 3. 한국관광 콘텐츠는 있는가? 4. 스토리텔링이 필요할 때다 5. 관광한국의 희망 한류점검 - 유럽 미주 6. 관광한국의 희망 한류점검 - 일본 아시아 7. 인터뷰 -'관광한국의 미래를 말한다'
↑한류백화점은 다양한 스타의 물품과 화장품 등이 전시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류백화점은 다양한 스타의 물품과 화장품 등이 전시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002년에 방영된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거센 열풍을 불러일으켰을 때만 해도 한류는 잠시의 유행에 그칠 것으로 본 사람이 많았다.

한국드라마에 열광한 층은 대개 중년층 이상의 주부였고 드라마 이외의 콘텐츠는 일본에 파고들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던 시기였다. 오히려 1998년부터 시작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중문화가 근본부터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신오쿠보역 주변에 있는 아이돌 파크.
↑신오쿠보역 주변에 있는 아이돌 파크.

하지만 일본문화 쏠림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오히려 '겨울연가'를 기점으로 '대장금' '올인' 등의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히트하면서 한류의 영향력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보아 동방신기 등의 아이돌그룹이 일본에 진출해 '오리콘차트'를 점령하고 난 이후 킬러콘텐츠를 통한 한류의 확산은 눈부셨다. 노래에서 안무까지 철저히 훈련된 걸그룹들의 일본 진출은 한류에 무심했던 일본 청소년층에게까지 파고들어 일본문화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아이돌파크 안의 다양한 한류 상품들이 전시돼 있다.
↑아이돌파크 안의 다양한 한류 상품들이 전시돼 있다.

한류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일본인들의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갔다. 대중문화에 대한 몰입의 차원을 넘어 한국음식이나 패션 전자기기까지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본에서 한류가 어느 정도로 깊숙이 자리잡았는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신주쿠의 신오쿠보 지역이다.

↑오쿠보역 주변에는 한국요리점은 물론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
↑오쿠보역 주변에는 한국요리점은 물론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

원래 이곳은 재일교포나 한국인 유학생들이 집단으로 거주해서 '코리아타운'으로 불린 곳이다. 신오쿠보 지역의 중심에 있는 신오쿠보역은 2001년 1월26일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가 일본인 취객을 구하기 위해 플랫폼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은 곳이기도 하다.

신오쿠보역 주변이 한류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은 의인의 희생정신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류의 진앙지답게 신오쿠보역 주변은 곳곳에 한글간판과 일본간판이 나란히 배치돼 손님을 맞고 있다. 장근석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카라 등 한국 아이돌그룹의 얼굴을 새긴 다양한 팬시용품을 파는 상점과 한국음식점 등이 한 집 건너 하나씩 있다. 이곳이 한국인지 일본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다.

신오쿠보가 한류촌이자 한류의 '성지'가 되다보니 이곳의 정보를 담은 지도나 책자가 만들어져 불티나게 팔린다. 신오쿠보 중심에 있는 파출소는 하루에도 수십 명이 찾아와 한류숍에 대한 정보를 묻다보니 아예 간략한 지역 소개도를 비치해놓았을 정도다.

신오쿠보 중심에 위치한 한류백화점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백화점 안에는 장근석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의 대형 브로마이드는 물론 방석 음반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물품이 전시돼 있었다.

↑떡볶이 삼겹살 김치 삼계탕 등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음식점은 일본미식가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되었다.
↑떡볶이 삼겹살 김치 삼계탕 등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음식점은 일본미식가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되었다.

무엇보다 신오쿠보를 찾는 사람은 90% 이상이 일본인이다. 일본인들이 한류를 생활의 일부로 여기다보니 이제는 한국음식까지도 마니아들이 됐다. 예전에는 한국음식이 일본화된 야키니쿠(불고기) 같은 음식들만 찾았지만 지금은 삼겹살은 물론 김밥 떡볶이까지 한국음식점이면 어디나 긴 줄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류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한국인들의 위상도 덩달아 올라갔다. 재일교포 기타노 게이코씨(56·주부)는 "재일교포로 일본에 살면서 요즘처럼 내 뿌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뿌듯한 적이 없다"며 "일본사람들이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가수들에게 열광하고 드라마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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