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오인태 시인
2013.05.20 07:00

<1>'새조개두릅초무침'과 '혼자먹는 밥'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그렇지요.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의미지요. 그래서 삶을 같이하는, 즉 공동체의 가장 기본단위인 가정의 성원을 식구라고 하잖습니까.

그런데 요즘은 식구끼리도 밥상을 같이 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만큼 공동체가 무너졌다는 방증이겠는데요, 제가 변변찮은 밥상이나마 친구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은 공동체 복원에 대한 염원과 향수를 나름대로 표현하는 일인 거지요.

종종 사람들을 불러 모아 밥과 술을 사고, 형편 닿으면 제 손으로 밥을 지어 나눠먹는 일도 마찬가지 뜻이겠고요.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 차려놓은 독상이지만 저 혼자가 아니라 수많은 식구들이 함께 하는 두레밥상이라고 믿으면서요.

다시, 찬 주먹밥을 뜨겁게 나눠 먹으며 함께 추구할 가치와 공동선이 우리에게 있는 걸까요?

눈 감아도 혼자 바다요, 눈 떠도 혼자 바다인 나날이지만 이렇게 꼬박꼬박 밥상을 차려 손짓하는 건···. 언제 밥 한 번 같이 먹자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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