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수복식당 찐빵과 팥빙수, '희망사'

과자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비과, 누가 과자에 대한 것이었지요. 아마 대여섯 살쯤 되었을 무렵일 겁니다. 그때 평화봉사단으로 동네에 온 대학생들이 동구 느티나무 밑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글도 가르쳐주고 노래도 가르쳐주고 했는데요, 누나들을 따라간 나 보고 같이 익힌 노래를 불러보라고 해서 불렀더니 상으로 준 게 비과, 누가 과자였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그때 불렀던 노래가 이런 가사였어요.
“귀여운 꼬마가 닭장에 가서 암탉을 잡으려다 놓쳤다네. 닭장 밖에 있던 배고픈 여우 옳거니 하면서 물고 갔다네. 꼬꼬댁 암탉 소리를 쳤네. 꼬꼬댁 암탉 소리를 쳤네. 귀여운 꼬마가 그 꼴을 보고 웃을까 울~까 망설였다네.”
참 희한한 일이지요.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익힌 노래가 아직도 이렇게 또렷이 기억되니 말입니다. 처음 맛본 서양과자 맛 때문일까요?
학교 들어가서부터 먹게 된 과자는 크라운산도, 새우깡, 뽀빠이, 짱구, 초코파이, 에이스, 맛동산, 웨하스, 꿀꽈배기......., 이런 것들이었는데요. 아이스크림이야 어릴 때는 ‘얼음과자’라고도 불렀던 ‘아이스께끼’ 밖에 구경을 못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던가 고전읽기대회에 학교대표로 나가서 처음으로 맛본 것이 롯데삼강에서 만든 ‘아맛나’인지, 빙그레에서 만든 ‘비비빅’인지, 해태제과에서 만든 ‘누가바’인지, 암튼 이전에 먹던 아이스께끼와는 달리 아주 부드러운, 요즘의 하드 같은 것이었지요.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은 수복식당 찐빵과 꿀빵, 그리고 빙설에 팥물만 부은 팥빙수를 기억하실 텐데요. 그 집 찐빵은 요렇게 다디단 팥물에 찍어먹는 게 별미지요? 오랜 추억은 늘 이렇듯 어떤 일화와 맛에 대한 기억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데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