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잔치국수와 '묘향산 바람방울'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국수는 볼이 미어터지도록 끌어넣어야 제 맛이지요? 북경에서 국수는 또 왜 그렇게 먹고 싶던지요. 제가 밥 양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어려서부터 국수를 좋아해서 삼시 세끼 모두 국수를 줘도 투정 안할 정도였으니까요.(물론 그런 일이 있을 수 없지요.)
커서는 국수보다 냉면을 좋아했지만 미국산소고기파동 이후는 아예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갖가지 해산물을 우린 국물에 메밀국수를 마는 진주냉면은 예외고요. 아직도 2005년 남북작가대회 참석차 평양에 가서 맛본 고려호텔 냉면과 옥류관 냉면 맛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북쪽 사람들은 냉면의 양을 “나는 300그람 먹는다.” “나는 400그람 먹는다.”는 식으로 따지더군요.
아, 그때 5박6일의 북녘 땅, 거기엔 분명 같은 조국의 산이 있었고, 강이 있었고, 꽃이 있었고, 사람이 있었지요. 다른 것은 '사람의 생각'뿐이었고요. 이 '다름'이 긴 세월 동안 얼마나 크고도 많은 '차이'를 만들어왔던가요.
어디 남북 사이만 그런가요. 우리 남쪽 안에서조차 얼마나 많은 차이들이 존재하는가요. 도저히 한 나라 국민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새들과 풀씨들만 자유로이 오가며 비슷한 풍토를 만들고 있을 뿐……,
이렇게 투명한 날이면 아직도 묘향산 보현사의 그 맑은 바람방울소리가 마음자락을 가만 흔들어놓는 것인데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