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다르면서도 같은, 같으면서도 다른…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다르면서도 같은, 같으면서도 다른…

오인태 시인
2013.09.02 07:30

<46>문어수제비와 '행간'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지난 토요일 서울 통의동 ‘푸른역사 도서출판’ 한옥사무실에서 류근 시인과 함께 <머니투데이> 신혜선 부장을 만났지요. 원래는 제 휴가차 예정된 상경 길에 단독 인터뷰하게 되어있던 일정이 하루 전에 돌연 ‘남인태 북류근 대담’ 형식의 공동 인터뷰로 바뀐 건데요.

물론 이 뜻밖의 만남이 성사된 데는 신 부장의 기발하고 민첩한 기획력과 저돌적인 추진력에 힘입은 바 있지만, 무엇보다 ‘남인태’의 상경에 대한 ‘북류근’의 성심을 다한 환대와 예우에 따른 결과임을 의리의 영남사림 ‘남인태’가 모를 리 없지요. 그리하여 이 절묘한 이벤트의 성패를 떠나 두 사람 간에는 새삼 도타운 우정을 확인하고 더욱 돈독히 한 자리가 되었던 건데요.

두 사람을 인터뷰하는 내내 인터뷰어가 두 인터뷰이의 차이를 확인하려 했으나 모든 발문에서 거의 이견 없이 일치된 답변을 하자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부러워 죽겠다는 표정이더군요. 이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두 사람이 함께 ‘문제적’ 동시대를 살아온 시인인 데다 끊임없이 영혼의 허기를 느끼면서도 밥이 되지 못하는 시를 스스로 천형처럼 붙들고 사는 ‘상처적 체질’의 시인들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한 사람은 매일 시를 거론하지만 매우 산문적이고, 또 한사람은 산문의 형식을 빌려 말하지만 본질적으론 매우 시적인데요. ‘남인태’가 ‘북류근’을 대견해하고 흠모해마지 않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지요.

그날 푸른역사에 이어진 밥집에서 류 시인이 수제비 한 대접을 슬쩍 비우는 걸 보고 아, 이 인간도 밥을 먹는구나, 싶어 어찌나 신기하고 반갑던지요.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