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꽃게된장국과 '별을 의심하다'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혁명, 변혁운동, 주체사상, 계급투쟁, 지도이념, 강령, 폭동, 내란, 선동, 선전전, 사상검증, 세포, 결정적 시기, 소조, 조직원......, 도대체 지금이 21세기가 시작되고도 열 세 해가 흐른 2013년이 맞는가요?
이미 박제가 된 줄 알았던 말을 공공연히 했다는 쪽의 현실인식엔 황당함을, 그 덜미를 잡은 쪽의 여전한 사냥 수단이나 요리 방식에 대해선 당황함과 함께 위협감마저 느끼게 하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아직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대통령도 청와대도 의회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국정원과 ‘내란음모혐의자’가 주도하는 정국에서 회자되는 용어들은 마치 80년대의 한복판에 서서 라디오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니 말입니다.
직선제 개헌을 하고 대통령이 여섯 번이나 바뀐 30년 세월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와르르 무너지는 걸 보면, 우리는 그동안 사상누각을 지었던 것일까요?
실은, 이 ‘한국적 상황’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 한국적 상황이 만든 ‘한국적 인간상’이 더 두려운 건데요. 독재자도, 혁명주의자들도, 거기에 세뇌된 군상들도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하는,
그래도 물리적 시간이야 변함없이 흐르는 것이어서 어시장이 가을 꽃게로 온통 게판이더군요. 아무렴요, ‘개판 정치판’보다는 ‘게판 시장판’이 백배천배 낫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