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막걸리시국담은 원성으로 붉어지고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막걸리시국담은 원성으로 붉어지고

오인태 시인
2013.11.01 07:30

<71>안의피순대와 맑은탁주, '풍뎅이-독자동 친구들에게2'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지난 주말, 동창모임이 있어 고향에 갔다가 화림동에 들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자주 소풍을 갔던 곳이지요. 안의계곡은 세 개의 계곡으로 이뤄져있어 흔히 안의삼동이라 하는데요. 암반을 따라 농월정, 동호정, 거연정이 육십령 쪽으로 줄지어 있는 화림동, 용추사 쪽에서 북상 월성계곡 쪽으로 이어지는 심진동, 반대쪽 위천 수승대 쪽에서 월성계곡으로 넘어오는 원학동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제가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안의를 반으로 쪼개 지곡, 수동 쪽을 함양에, 마리, 위천, 북상 쪽을 거창에 붙여서 지금까지 그렇게 내려오고 있는 거지요.

안의계곡에서 가장 빼어난 정자인 농월정은 몇 년 전에 어느 정신 나간 사람이 기름을 끼얹고 불을 싸질러 지금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는데요, 알고 보니 그게 국가소유의 문화재가 아니라 일개 문중의 재산이었다 하네요. 문중 사람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던 건지......, 국보1호가 불타지를 않나, 도대체 나라꼴이 이런 데도,

유신 때가 더 좋았다고요? 유신 때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시월의 유신은 김유신과 같아서/ 삼국통일 되듯이 남북통일 되어요.”이런 노래를 불렀던 기억은 있지만, 그때가 더 좋았는지는 도대체 모르겠고요. 시간의 수레바퀴를 ‘그때 그 시절’로 되돌리려하는 것 같은데 설마 그 파국까지 답습하려는 건 아닐 텐데요.

한 시대를 여는 입구의 열쇠는 위정자가 가지더라도 출구의 열쇠는 늘 국민이 쥐고 있지 않던가요?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