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세상을 그윽하게 하는 멸치 같은…,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세상을 그윽하게 하는 멸치 같은…,

오인태 시인
2013.11.13 07:40

<76>콩유과와 햇귤 그리고 '멸치'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남해의봄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찻집이나 밥집 이름이 아니고, 통영에 있는 출판사 이름인데요. 그 출판사에서 펴낸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곽은경·백창화 지음)를 소개하려고요. 시골의 자그마한 출판사가 이런 글로벌한 책을 내다니……,

제가 올해 친구들에게 소개한 책은 딱 두 권이었지요? 지난여름에 나온 류근 시인의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와 최근에 나온 최돈선 시인의 산문집 『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였는데요. 그러고 보니 제가 올해 읽은 책이라곤 이 두 권의 산문집과 지금 소개해드리는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 고작 세 권이군요. 물론 읽고 있는 책도 있으니 오해는 마시고요. 제게 책을 보내신 분도 계신데요.

사실, 앞의 두 권은 시인들의 산문집이라 말랑말랑한 감성을 질료로 쓴 책이지만,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는 국제비정부기구인 ‘팍스로마나’ 사무총장을 지낸 로렌스 곽의 인도, 팔레스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주로 그늘진 곳의 약자들을 위한 자유와 인권, 세계평화에 헌신하고 투쟁해온 삶의 기록인 만큼 읽다보면 아프고, 슬프고, 그래서 불편할 수도 있을 텐데요.

오늘을 사는 우리의 불행은 정작 고통을 고통으로 자각하지 못하고 억압에 분노하지 않는 데서 더욱 확대 재생산되는 건 아닐까요? 저자가 우리에게 호소하는 건 공감과 공분일 터, 다수의 공분이야말로 바로 그들의 편이 되어 그들의 삶을, 아니 우리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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