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예쁜 새해, 당신 가지세요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예쁜 새해, 당신 가지세요

오인태 시인
2014.01.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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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문어호박수제비 그리고 '새해편지'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그, 일 년을 살아내고 또 이렇게 새해를 맞이했군요. 안녕들 하신가요?

한때, 그런 적이 있었지요. 국가와 내 자신을 일치시켜 국민인 ‘수많은 나’로 이뤄진 집단이 곧 국가고, 그래서 국가가 바로 내 자신이라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내 인권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국가가 어느 날 갑자기 표변하여 내 인권을 짓밟고, 생명을 위협하고, 재산을 빼앗고……, 그럴 때는 이미 국민이 국가에 위임한 권력, 즉 공권력은 정당성을 상실한, 폭력이 되는 거지요. 국가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이념, 또는 지배자임을 강변하는 자들에게 ‘변호인’ 송우석은 항변하지요. “국가는 곧 국민”이라고.

처음엔 송우석이 진우에게 그랬지요. “바위에 계란을 쳐봤자 계란만 깨질 뿐, 바위에는 어떤 상처도 남지 않는다.”고. 그런 송우석에게 진우는 그랬지요. “아무리 강해도 바위는 죽은 것이고, 아무리 약해도 계란은 산 것이다. 계란에서 태어난 닭이 언젠가는 바위를 넘을 것이다.” 그런 진우가 고문에 못 이겨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할 때 송우석이 진우에게 이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게 되는데요.

‘부림사건’이 일어났던 80년대 초, 송우석과 진우가 마주했던 그 바위 앞에 지금 서있는 당신, 바위에 깨지는 계란이 되시렵니까. 바위를 뛰어넘는 닭이 되시렵니까.

떡국 대신 칼칼한 문어호박수제비로 일단 한숨 고르고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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