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삶을 해학으로 승화했다며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 묘비명이 오역이라는 것도 오역 자체만큼 알려져 있을까. '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의 저자는 책에서 이 묘비명의 실체를 지적한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해석하면 '오래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지' 정도의 뜻인데 언제부턴가 '우물쭈물 묘비명'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만일 빌 게이츠가 죽으면 '뭐라고 쓸까'하고 묻는다. 만화에서 봤다는 묘비명은 '빌 게이츠, 로그아웃하다'이다.
한국일보 논설고문인 저자가 펴낸 유머에세이는 40년간의 기자생활과 소소한 일상에서 얻은 소재거리서 출발했다.
바른 언어습관을 가진 저자는 '깨알같은' 지적에서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조류협회'가 사람의 모임인지 새들의 모임인지 모르겠다며 '한국조류보호협회'가 낫지 않냐는 식이다.
당연히 '생각할 거리'가 있다. 저자가 소개한 시쳇말로 '웃픈' 강남아파트 게시글은 이렇다. '대치동 중, 고등학교 중간고사 기간이 4월19일부터 30일까지입니다. 내신 성적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모두 최고의 긴장모드로 전환되는 시기입니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웃음은 필요하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진다'고 하지 않던가.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재미있는 건배사는 덤이다.
◇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임철순 지음. 열린책들 펴냄. 349쪽. 1만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