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학자 6인이 말하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대하여

젊은 학자 6인이 말하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대하여

김신회 기자
2014.09.27 05:40

[Book]'왜 우리는 더 불평등해지는가 : 피케티가 말하지 않았거나 말하지 못한 것들'

출판계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관련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했지만 이 책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경제이론서다. 또한 '21세기 자본'은 매우 선명하고 강력한 정책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논쟁적인 저작이기도 하다. 해설이든 비판이나 옹호든, 관련서들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왜 우리는 더 불평등해지는가: 피케티가 말하지 않았거나 말하지 못한 것들'(이하 '왜 우리는...')은 이러한 두 가지 용도 모두에 잘 부합한다.

이 책은 '21세기 자본'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과 대안을 담고 있지만 제1장('99%를 위한 경제학인가, 9%를 위한 경제학인가')은 '21세기 자본'의 전체 내용을 매우 충실하게 요약하면서 그 의의도 잘 드러내고 있다.

'왜 우리는...'에서 여섯 명의 저자들은 자신들을 "마르크스와 그로부터 영향 받은 지난 100여년간의 어떤 지적 흐름들 안에서...비판적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젊은 학자들"로 소개한다. 이는 피케티가 마르크스와 종종 비교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실제로 '21세기 자본'이라는 제목 자체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떠올리게 하지만 여러 인터뷰에서 피케티가 마르크스주의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를 더 부추긴다.

그렇다고 '왜 우리는...'이 마르크스주의적 입장에서 피케티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피케티가 주로 다루는 분배나 세제의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그가 내놓은 급진적인 불평등 완화책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왜 우리는...'의 저자 중 하나인 김공회 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불평등 심화의 원인은 무엇보다 비정규직 일반화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를 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살인적인 최고이자율, 집값 올리기에 여념 없는 정부에 의해 부추겨지는 주거불안 등"이라며 "현재 나름대로 각각 사회적 의제를 형성하고 있는 임금인상, 최고이자율 제한, 주택임대료 제한 등이야말로 극심한 불평등, 양극화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한다.

흔히 피케티의 논의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왜 우리는'을 함께 쓴 여섯 저자들의 전공은 경제학뿐 아니라 정치학과 사회학(문화학)에까지 걸쳐 있다. 이는 불평등이란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님을 강조한 피케티의 입장에 부합하는 구성으로 '왜 우리는...'은 향후 '21세기 자본'과 관련된 논의를 좀 더 풍부하게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왜 우리는 더 불평등 해지는가=김공회 외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283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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