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통근 기부한 재일교포 하정웅 "날마다 일보전진"

수천억 통근 기부한 재일교포 하정웅 "날마다 일보전진"

양승희 기자
2014.10.02 06:52

[BOOK] ‘날마다 한 걸음’…수림문화재단 이사장으로 메세나 운동까지

피카소, 샤갈, 뭉크부터 전화황, 이우환, 손아유까지. 내로라하는 화가들의 미술 작품 1만 점을 누군가 아무 조건 없이 한국에 기증한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이 ‘통 큰 기부’는 한 재일교포의 손에서 시작됐다.

‘날마다 한 걸음’은 미술컬렉터이자 메세나 운동가인 하정웅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에 뿌리를 뒀지만 일본 사회에서 가난한 이주노동자의 아들로 차별받으며 성장한 저자는 스스로 “한국과 일본을 잇는 다리”가 되기를 꿈꾼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경계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부터, 첫 수집과 첫 기증에서 비롯된 ‘하정웅컬렉션’의 운명적인 탄생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자신이 했던 수많은 선택들이 어떤 파장을 일으켜 오늘을 만들었는지 세심하게 주목한다.

평생에 걸쳐 모은 미술 작품들을 모국에 기증한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는 그가 내건 삶의 원칙, ‘날마다 일보전진’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하루에 한 가지만이라도 좋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산다면, 그렇게 1년 365일을 지낸다면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까. 또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 나는 사람들이 날마다 일보전진하는 꿈을 꾼다. 매일 한 가지씩 좋아지는 세상을 상상한다.”

한 사람의 소유물이었던 미술품들은 누구나 감상할 수 있는 공공재로 탈바꿈돼 대중을 만나고 있다. “컬렉션은 처음부터 그럴 운명이었는지 모르며, 나는 그 예정된 운명에 기꺼이 따랐을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가질까’를 골몰하는 시대에 ‘어떻게 나누고 베풀 것인가’를 말하는 이 책은 ‘세상의 변화는 그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고 넌지시 일러준다.

◇날마다 한 걸음=하정웅·권현정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248쪽/ 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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