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은 옛말…車보다 비싼 '고급 바이크족' 뜬다

폭주족은 옛말…車보다 비싼 '고급 바이크족' 뜬다

이해인 기자
2015.08.14 13:57

500cc 이상 프미리엄 브랜드 급성장, 이미지 개선·여가활동 증가로 취미생활 자리매김

BMW 모토라드의 투어러 모델인 F800GT. /사진제공=모토라드 코리아
BMW 모토라드의 투어러 모델인 F800GT. /사진제공=모토라드 코리아

"주말이 이렇게 기다려진 적은 없었어요."

30대 회사원 김동원씨는 요즘 들어 주말만 손꼽아 기다린다. 매 주말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서울 근교로 '바이크 투어'를 떠나기 때문이다. 최근 중형차 값에 맞먹는 1700만원짜리 투어러를 구매한 김씨는 "주변에서는 그 돈이면 차라리 차를 사라고 했지만 한 번도 구매를 후회한 적이 없다"며 "미션임파서블 주인공처럼 모로코의 구불구불한 도로위에서 모래바람을 휘날리며 달려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500cc 이상 프리미엄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바이크족'이 늘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한해 판매량 성장률이 20%를 넘기자 모터사이클 부분의 사업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4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BMW의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모토라드 코리아는 한국시장에서 167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8% 늘어난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15.9% 증가한 107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모토라드는 500cc 이상 프리미엄급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점유율 35.3%로 1위를 달리는 업체다.

모토라드와 함께 한국 프리미엄 모터사이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할리데이비슨도 올해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101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대비 15.1%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모터사이클 부분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자 일부 브랜드는 정체를 보이는 자동차 부분 대신 모터사이클 사업을 강화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혼다코리아다. 혼다코리아는 최근 모터사이클 부문이 호조를 보이자 AS 정책을 보완하는 등 '바이크족' 모시기에 나섰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이익은 89.5% 급증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며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지만 모터사이클 부분이 호조를 보이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혼다코리아의 지난해 모터사이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향상된 1만3000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로는 레저 문화의 발달이 첫 번째로 꼽힌다. 주 5일 근무가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으며 여가활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문에서도 유독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맥락을 같이한다.

모터사이클 하면 폭주족을 떠올렸던 것과 달리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점도 판매량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다양한 취미생활이 소개되고 수입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모터사이클 관련 문화행사가 개최되며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평소 행동에 제약이 많은 재계 총수들이 모터사이클을 즐기며 자유를 느낀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모터사이클이 하나의 '특별한 취미'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재계 리더 중 최근까지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이로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을 비롯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이 알려졌다. 재계 모터사이클 마니아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10년 전 모토라드를 타고 유럽 일주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급성장하는 시장과 달리 관련 문화와 법규는 아직까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모터사이클 전용 주차장이 구비돼있지 않고 자동차 면허 혹은 이륜차 면허 시험에서 이륜차와 관련된 교육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모터사이클을 취미로 하는 한 직장인은 "바이크족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죽지 않고 바이크 타는 법' 등의 얘기가 오간다"며 "이륜차와 관련된 안전교육이 강화돼야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발 빠른 '바이크족'들은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BMW의 모토라드 동호회 회원 일부는 유라시아로 횡단 여행을 떠났다. 9명으로 구성된 이 투어팀에는 30대 직장인부터 은퇴한 70대까지 구성원들의 나이와 성별이 다양하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과거 모터사이클이 '폭주족'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스포츠이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며 "관련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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