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은 가깝고, 친절하며 저렴하기까지 합니다. 뻔한 일본 말고 부산 여행을 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만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카드'에 올라온 인기 글이다. 최근 '디카드 등 대만 주요 커뮤니티에는 부산 여행의 장점을 알리는 글이 잇따라 게시된다. 수백~수천 건 이상의 추천을 받거나 공유되는 글도 많다. 대만 타이중의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부산 여행 문의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며 "3월이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라고 말했다.
13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대만, 일본 등 인접 국가를 중심으로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2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55만6183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364만여명이 방문하며 외국인 관광객 1위 기록을 경신한 지난해 동기(39만8141명)와 비교해 봐도 39.7% 증가했다.
특히 매달 6만~8만여명 부산을 찾는 대만 관광객이 눈에 띈다. 한국 외국인 관광시장의 1~2위 국가인 중국(5만~7만여명)이나 일본(4만~5만여명) 관광객보다 비슷하거나 많다. 지난 1월에도 대만 관광객(5만8930명)이 가장 많았으며 2월에도 2위(6만8260명)를 차지했다. 아직 집계 중인 3월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액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출한 소비액은 957억여원으로 전년 동기(810억여원)보다 18.1% 증가했다. 부산에 있는 여행사 대표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관광 수요 감소에도 소비액이 늘어났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며 "올해 외국인 관광객 400만명 달성, 지난해 소비액 1조원 돌파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기대했다.
부산 여행의 인기 비결은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비용과 다양한 콘텐츠, 지역 특유의 '로컬 정서'다. 한국관광공사의 집계를 보면 지난 1분기 전국에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가장 높은 지역 1~3위를 부산의 오래된 골목들이 휩쓸었다. 1위 영도구 봉래 2동과 2위 서구 아미동, 3위 부산진구 가야2동은 유명 관광지가 아니지만 투박하면서도 독특한 부산만의 감성을 가진 '로컬 명소'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여행 수요 위축에도 부산을 찾는 여행객은 이어질 전망이다. 6월 BTS(방탄소년단) 공연,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등 대형 행사가 줄지어 예정돼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료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이 유류할증료 등 인상 부담이 낮은 인접 국가로, 체류 기간은 짧지만 재방문율이 높고 소비액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관광공사와 부산시 등은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부산 등 경남 지역의 봄철 풍경을 해외에 알리는 행사를 추진하며, 알리바바닷컴과 무인양품 등 기업과 협력해 지역 상품을 개발한다. 부산시도 관광객 급증 기간에 반복되는 숙박업소 가격 급등에 대해 선제 대응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의 수준 높은 공공 역량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