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알수록 정치적인 음식들…'음식으로 들여다본 글로벌 정치경제'

'먹방'·'쿡방' 열풍이 이는 동시에 다이어트 바람이 가시지 않으면서 대중의 관심은 레시피와 칼로리에 집중된다. 자신이 먹는 음식 이면의 정치와 정책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 정치경제적 이면이 있으리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나 신간 '알수록 정치적인 음식들'의 저자 킴벌리 A. 위어에 따르면 '식량 생산'은 지극히 정치적이다. 미국 노던켄터키대 정치학 교수인 저자는 식량 생산이 이익집단을 결집하고 폭동을 유발하며 때로는 전쟁까지 일으키는 뿌리 깊은 정치적 쟁점이라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먹는 참치 통조림과 토마토에도 정치경제학적 쟁점들이 담겨 있다.
토마토 산업의 숨겨진 문제는 열악한 노동자의 처우다. 선진국의 토마토산업은 값싼 노동력의 이주노동자들에 의존해왔는데 이들이 착취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토마토 산업의 노동 착취가 자신들 아주 가까이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노동자에게 합리적 대우를 약속하는 공정무역도 개발도상국의 카카오, 커피에 국한되면서 토마토 산업의 노동문제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다국적 토마토 가공업계의 탐욕을 지적한다. 그 핵심에는 가격을 낮추라는 식품기업의 압박에 농장주가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임금 삭감의 혜택 역시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저자는 이 비극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는 다국적 기업과 소비자들이 쥐고 있다고 목소리 높인다.
공공재인 참치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해파리의 천적인 참치의 멸종이 야기할 해양생태계 혼란을 생각하면 참치의 멸종 위기는 전 세계 공공의 문제이지만 상황은 암담하기만 하다. 참치가 멸종상태에 가까워 질수록 값이 치솟으며 전 세계 어업계가 참치 잡이에 혈안이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어종세탁과 불법조업이 판을 치며 합법적인 어업까지 손해를 입고 있다. 결국 어장에 대한 국제기구의 강력한 감독과 규제, 감시활동이 필요하지만 각 국의 이기심과 문화적 차이로 극복은 요원하다.
이처럼 책은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음식과 정치경제의 융합을 통해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밥상 위의 불편한 진실들을 알려준다. 특히 각 장마다 특정 음식과 관련된 토론 주제가 주어져 있어 단순히 읽고 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치 저자의 음식 정치학 강의 수업에 참여하는듯 특별한 수업이 돼준다.
◇알수록 정치적인 음식들=킴벌리 A. 위어 지음.문직섭 옮김.(주)레디셋고 펴냄.404쪽/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