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지는 번역자들=언어학자 조르주 무냉에 따르면 번역은 ‘채색 유리’와 ‘투명 유리’로 나뉜다. 채색 유리란 원문과 번역문 사이 번역자가 존재하는 것을 즉각 알 수 있는 직역을 말한다. ‘투명 유리’는 유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독자가 깨닫지 못할 정도로 새롭게 번역한 의역을 말한다. 채색 유리든 투명 유리든, 번역자는 유리가 돼야 하는 운명이다. 그렇다면 어떤 유리가 되어야 할까. 어떻게 ‘사라져야’ 할까. 30년 가까이 프랑스와 영미 문학을 전업으로 번역해온 김남주의 고민이다. 그가 좋은 번역과 번역자로서의 태도에 관한 산문집을 냈다. 관심은 언어의 기원까지 닿는다. 번역을 위해 라틴어를 공부하기도 하며, 뛰어난 번역자와 철학자 들의 저서를 섭렵한다. 직역과 의역, 중역에 대해 번역자로서 생각을 전한다. 김남주 지음. 마음산책 펴냄. 232쪽/1만4000원.
◇ 경제무식자, 불온한 경제학을 만나다=세상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경제는 잘 모르는 ‘경제 무식자’들의 질문에 마르크스 경제학이 답했다. 3인의 ‘경제 무식자’들과 대표적 마르크스 경제학자의 대담을 엮었다. 기존 주류 경제학이 답하지 못한 21세기 현실 경제의 문제를 마르크스 경제학의 눈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청년들이 자신을 ‘잉여’라고 생각하는 삶이 구조적인 문제인지 개인의 문제인지에 대한 물음에 후자라고 답했다. 그 배경에는 세계적인 장기 불황이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여건에서 자본가들이 이윤 전망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고용도 힘들어진다. 그는 장기 불황의 원인을 신자유주의에서 찾는다. 1970년대 세계 불황 극복을 위해 부상했지만, 위기를 더 심화시키는 정책이었다는 것. 김성구 지음. 나름북스 펴냄. 272쪽/1만5000원.
◇ 나쁜 상사 처방전=자기 생각만 고집한다. 책임을 회피한다. 입만 열면 자기 자랑이다. 정신과 의사 가타다 다마미는 이 같은 나쁜 상사들이 ‘상사(上司)라는 병’에 걸렸다고 진단한다.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에게 보이는 ‘병적 증상’이라는 것. 저자는 ‘상사에게는 아예 기대를 하지 마라’는 처방을 내린다. 상사가 변화기를 기대하기보다 그의 행동 패턴에 대응하라는 것. 고집을 세우는 상사에게는 “당신처럼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다”, 일을 떠넘기는 상사에게는 “내가 이 업무를 맡아서 실패하면 당신에게도 피해가 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흘리라는 조언이다. 상대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다 자기 생활을 잃지 말고 나쁜 상사의 심리를 파악하는 현명한 예스맨이 되라는 충고다. 가타다 다마미 지음. 장윤선 옮김. 눌와 펴냄. 200쪽/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