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친절한 미술이야기

현대미술과의 첫 조우는 당혹스럽다. 누구나 한 번쯤은 미술관에서 점 하나 찍힌 캔버스나 변기를 보고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직 현대미술과 친해지지 못했다면 당당하게 말해보자.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이 책의 저자인 안휘경과 제시카 체라시는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런던 캐롤 플레처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 관람객에게 자주 들었던 질문 26가지를 뽑아 쉽고 흥미롭게 풀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작품이 이토록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와 같은 적나라한 질문부터 현대미술 시장이나 개념 등에 대한 궁금증까지 다양하다.
각 장마다 예술작품, 사건, 쟁점 등 예시도 풍부하다. 예를 들어 '무엇이 그것을 예술로 만들까?' 장에는 남성용 소변기에 서명한 마르셀 뒤샹의 '샘'(1917/1964), 120개의 벽돌을 단순히 쌓아올린 칼 안드레의 '등가'(1966), 통조림 캔에 예술가의 똥 30g이 들어있다고 적힌 피에로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1961)이 소개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현대미술 전시를 한 편 관람한 것 같다.
'때로 어떤 작품은 미적 가치보다 아이디어, 정치적 관심, 감정의 자극으로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현대미술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직면한 쟁점들을 곰곰이 되새겨 보고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덕분에 우리는 예리하게 사회를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31쪽)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안휘경·제시카 체라시 지음. 조경실 옮김. 행성B잎새 펴냄. 248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