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형과 이부영, 비주류 그들의 꿈

여운형과 이부영, 비주류 그들의 꿈

배성민 기자
2017.11.24 15:07

[팔진도]강원룡 추모 여해상 수상자 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70년 전 흉탄에 간 몽양, 추모·선양사업 고초

[편집자주] IMF 외환위기 전후 나왔던 ‘20대 80’의 사회에 대한 우려가 ‘1대 99’의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는 자조로 이어진다. 양극화와 빈부격차, 정보왜곡 확대 등을 상징하는 말들이다. 팔할(80%)이 외면하거나 놓치고 있는 진실(眞實)을 함께 찾고자 한다. 감히 삼국지의 진법(팔진도(八陣圖))을 빌어 팔진도(八眞道)라 이름붙여 본다. 팔할이 공유하는 진실을 통해 이르고자 하는 길(道), 그 길에 닿을 수 있을까. 
이부영 전 국회의원(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장)/사진=배성민 기자
이부영 전 국회의원(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장)/사진=배성민 기자

주류의 편에 서기는 어렵지 않다. 그들의 앞길에 꽃길만이 깔려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면이나 탄압받을 때도 항상 주변에 동지들이 있다. 하지만 비주류는 다르다. 주류에 의해 내쳐질 때면 더 서럽고 어렵사리 성취를 이뤄낸 때도 끊임없이 주변을 살펴야 한다.

여운형, 강원룡, 이부영, 해방공간과 민주화운동기, 이후 현대사의 곳곳에서 거의 한결같이 중도나 비주류의 길을 걸었던 이들이다. 이들은 2017년 한가지 사안을 두고 함께 조명받고 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인 강원룡 목사의 유지를 잇고자 제정된 여해상의 첫회 수상은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에게 돌아갔고 이부영 전 의원은 그곳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미군정과 일본군 철수 이후를 협의하고 건국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해방 정국의 거인이었던 몽양 여운형은 청년 강원룡과 좌우 합작운동을 벌였다. 문익환 목사, 윤동주 시인 등과 학창생활을 하며 민족의식 고양에 앞장섰던 강원룡 목사는 1947년 여운형이 흉탄에 세상을 떠난뒤 크리스찬아카데미 등으로 종교 사이 대화 운동을 주도했다.

70년대에는 김수환 추기경, 험석헌 선생 등과 함께 ‘민주회복 국민회의'를 이끌었고 2000년엔 평화포럼을 꾸려 한반도의 전쟁을 막는 일에 마지막 삶을 바쳤다.

해직기자 출신인 이부영은 수감 중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외부에 알리는데 앞장섰고 정계에 투신하면서는 야권후보 단일화 운동, 남북대화 촉구 등으로 집권당 대표(당의장)를 지냈다. 민주화운동 세력을 대표하는 인사로 정치 입문 후에도 양김(DJ와 YS)과 거리를 둬온 그가 2011년 꾸린 민주·평화·복지포럼은 강원룡의 평화포럼과도 맞닿아 있고 몽양기업사업회를 맡은 것도 ‘통합과 합작을 주장하는 몽양정신을 이어달라’는 강원룡의 유언과 관련있다고 설명한다.

여해상 첫해 수상자로 민족의 좌·우 갈등을 통합하기 위해 힘쓴 몽양기념사업회가 선정된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하지만 몽양기념관 운영과 몽양 사상 선양의 주역을 맡았던 기념사업회 직원들과 이부영 회장은 현재 경기도 양평의 기념관에 들어갈 수 없는 처지다. 운영비를 대는 기념관 소재지 행정관청인 양평군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기념관을 직영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고 소송 등 법적인 절차를 밟으면서다.

기념관을 둘러싼 갈등이 해를 넘길 조짐인데도 기념사업회와 군청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 양평군은 기념관 소재 새마을회 등 일부 주민의 탄원서와 기념관 부실운영 등이 원인이라고 강변하고 기념사업회는 이전 정권의 국가보훈처와 국가정보원 등에서 몽양과 운영주체들에 대해 내비쳐온 곱지 않은 시각이 군청의 전횡과 맞물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몽양기념사업회는 오는 29일 국가보훈처의 후원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 국내외 좌우합작운동과 오늘의 남북관계’라는 주제로 몽양 서거 70주기 추모 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역사학계의 원로인 강만길 교수와 피우진 보훈처장이 축사에 나서고 몽양처럼 해방공간에서 좌우합작을 주장했던 민세 안재홍, 우사 김규식 등의 사상을 돌아보는 형식이다.

20여년전 김일성 사망 당시 조문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던 이부영 회장은 “남북이 지금처럼 극한대치를 하는 상황에서 합작의 근거를 제시했던 몽양정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다. 여전히 비주류인 몽양에게도 갈등 없는 추모사업과 사상 연구로 현대사의 한켠을 내주자. ‘세계문화 건설에 백두산 밑에서 자라난 우리 민족의 힘을 바치자’던 몽양과 민족의 꿈을 위해서도 말이다.

배성민 문화부장
배성민 문화부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배성민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배성민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