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이상문학상 손홍규 소설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제42회 이상문학상 손홍규 소설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
2018.01.08 13:45

심사평 "중편다운 무게와 주제의식 분명…새로운 기법 시도도 높이 사"

제42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손홍규 작가/사진제공=문학사상
제42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손홍규 작가/사진제공=문학사상

제42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손홍규 작가의 중편소설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가 선정됐다.

대상을 수상한 그의 중편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는 1부에서 3부로 이어지며 부부인 남녀가 서로의 사랑이 시작된 과거로 돌아가는 진행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업에 실패하고 공사장 잡부로 일하는 남자와 급식조리원에서 근무하는 여자가 서로에게 가졌던 순수한 사랑의 마음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리면서 인간의 참다운 가치가 무엇인지 묻는다.

심사위원회는 "근래에 흔하지 않은 중편소설로서 소설적 주제의 무게와 그 진지한 추구 방식에서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받았다"며 "장편소설이 추구하는 서사의 역사성과 단편소설에서 강조하는 상황성을 절묘하게 조합하고 있어 중편다운 무게와 주제의식이 분명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손홍규 작가가 즐겨 다뤘던 리얼리티의 문제에 접근하는 섬세한 방법이 이 작품에서는 새롭게 시도됐다"며 "현재에서 과거로 이어지는 서사적 진행 과정에서 과거는 기억 속의 회상이 되지만 일종의 환상처럼 처리되고 있는데 이는 작가 자신의 새로운 실험이다"고 설명했다.

또 "폭력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정공법적인 접근이 아니라, 기억을 더듬어가며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다른 인간관계의 내밀한 의식의 문제들을 그리는 방식이다"며 "폭력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가치에 대한 확인을 통해 치유된다는 작가의 신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손홍규 작가는 1975년 전북 정읍 출생으로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1년 단편 '바람 속에 눕다'로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사람의 신화' '봉섭이 가라사대' '톰은 톰과 잤다', 장편소설 '귀신의 시대' '청년의사 장기려' '이슬람 정육점', 산문집 '다정한 편견' 등을 펴냈다. 앞서 백신애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채만식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손홍규 작가는 "이상은 제가 가장 경외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다"며 "이상 자신도 많은 작가들이 그의 글을 딛고 비상하길 바랐을 것이며 제가 지금 그 어려운 일을 해내야한다는 책임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소설가란 스스로의 분노, 증오, 기쁨, 고통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들여다보는 사람이며 독자들은 소설가에게서 그가 무엇을 확신하는지가 아니라 두려워하는지를 확인한다고 믿는다”며 “제 소설을 읽은 이들이 저와 더불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손 작가의 첫 중편소설이다. 그는 "작가로서 한 번쯤 써야 할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첫 중편소설 도전이라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실이 따로 없어 홀로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아내와 딸아이를 처가로 보내놓고 작업하면서 자괴감이 들었고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그럴 때마다 작품 속 인물들과 대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상문학상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문학비평가, 소설가, 문예지 편집장, 문학담당 기자, 문학 전공 교수 등 100여 명에게 추천을 받아 후보작을 구성한 뒤 예비심사를 거쳐 5명 심사위원의 본심사로 최종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구병모 작), '내 마지막 공랭식 포르쉐'(방현희 작), '존재의 증명'(정지아 작), '새의 시선'(정찬 작), '파종하는 밤'(조해진 작)이 선정됐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500만원,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 300만원이 수여되며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이달 19일 발간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는 11월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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