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FLOW]

"예전에는 중국 고객이 많았지만, 이제는 미국, 중동에서도 환자들이 옵니다. 통역·가이드까지 배치했죠."(서울 서초구 피부과 관계자)
의료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관광업계가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의료 관광객은 다른 관광객에 비해 체류일이 길고 소비액·재방문율이 높아 부가가치가 높다. 관련 산업의 덩치를 불려 관광시장의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8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의료관광 소비액은 1조60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1% 증가했다. 중국(182%↑)과 미국(42.7%↑), 일본(20.9%↑) 등 주요국의 지출 성장 폭이 컸다. 피부과·성형외과 외에도 약국, 대학·종합병원 등 다양한 진료과목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약국의 소비 성장 폭은 207%에 이른다.
의료 관광의 성장세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성장이 가파르다. 야놀자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 의료 관광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12.3%지만 우리나라는 2009년 이후 24.5%로 성장했다. 야놀자리서치는 "한국의 의료 관광시장은 다른 국가와 구별되는 구조와 성장 속도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요인은 우수한 의료 품질이다. 우리나라는 자국보다 병원비가 저렴한데다 의료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인접국 외에도 미국, 중동 등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다. 통계 전문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병원 '톱 50' 중 우리 병원은 4곳이며, US뉴스의 집계에서도 한국의 의료 인프라가 전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의료 관광의 장점은 병원 밖의 소비 유발효과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와 동반자의 지출 중 61.7%는 숙박과 쇼핑, 식음료 등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발생한다. 인바운드 관광(외국인의 한국 방문)기업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들은 7일 이상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숙박·식당 등 지출이 필수"라며 "다른 관광형태에 비해 소비 효과가 크기 때문에 고부가 관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방문율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여러 차례 방문이 필요한 뷰티 과목이나 입원치료가 필요한 진료, 지속 관리가 필요한 질병 등 꾸준한 방한을 유도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크다. 지난 3월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방문한 중국인 쉬잉씨(27)는 "시술 후 부기를 빼고 자리를 잡으려면 3~4회는 더 와야 한다고 해 한국에 계속 오며 수백만원을 넘게 썼다"며 "명소도 가고 맛집 투어도 해서 만족도가 높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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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계는 의료 관광객이 여행 만족도 개선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가가치세 사후 환급, 보험 적용 범위 확대 등 국내의 혜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여서 의료비 부담이 큰 북미·유럽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다. 올해 2000만 관광객 돌파가 확실시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숫자 자체는 꾸준히 증가 중이지만, 여행 만족도는 8월 기준 68%로 전월 대비 12.1% 감소했다.
국제 관광 플랫폼 관계자는 "의료관광의 부가가치는 매우 높지만 아직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불법 브로커가 난립하거나 특정 진료과목에 지나치게 수요가 편중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종합검진으로의 발전, 신뢰도 개선 등 해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