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력 일간지에서 우리 교수들의 논문 발표실적을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학사회에서 가장 모범이 되어야 할 정교수들의 71.1%가 지난 3년동안 논문 한편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정교수가 되면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되어 연구보다는 외부활동에 더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라 한다.
실제로 일단 정년보장을 받은 교수는 본연의 임무에 나태하여도 어떤 제재조치도 따르지 않을뿐 아니라 외부활동을 활발하게 하면 오히려 주위로부터 능력있는 교수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교수직은 철밥통'이란 닉네임까지 붙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동안 우리는 민주화 바람을 타고 대학운영에서 어느 정도는 자율성까지 보장받아 교수들이 총·학장을 직접 선출하는 권한을 갖게 되었지만, 이로 인하여 대학 본연의 기능인 교육과 연구의 활성화보다는 교수들의 사사로운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대학사회의 분열만을 초래 하였다.
그 결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대학개혁도 본질적인 문제점을 외면 한 채 외형적인 모습 바꾸기에만 열중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특히 국·공립 대학의 경우에 더욱 심화되어 나타났다. 왜냐하면 국·공립 대학 교수는 공무원의 신분까지 가지고 있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능률보다는 절차를 중시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행태는 우리 대학에 대한 국제적 평가에서도 여실이 드러나고 있다. 매년 국가경쟁력순위를 조사 발표하는 세계적 경영대학원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 Development)의 2007년도 대학교육 평가부문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61개국 중 바닥권인 50위에 그쳤다.
반면 싱가포르는 1위, 중국은 28위로 우리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종합성적인 국가경쟁력도 한국은 29위에 그친데 반해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작은 싱가포르와 홍콩이 각각 2,3위를 차지하였다. 이 평가에서도 보여주듯이 대학경쟁력은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음을 쉽게 알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 대학 졸업자에 대한 사회의 만족도 또한 낮기는 마찬가지이다. 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인사 담당자의 70%가 대졸 신입사원의 지식·기술 수준이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업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의 재교육을 위해 기업은 20.3개월의 시간과 1인당 62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때문에 금년부터는 기업이 주도하여 대학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카이스트와 포스텍의 대학혁명은 개혁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엄격한 교수평가를 선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평가결과에 따라 연봉 또한 차등 지급하고 있다. 특히 카이스트는 정년보장 교수심사에서 35명중 15명을 탈락시켜 앞으로 우리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였다.
이를 계기로 우리 대학들이 그동안의 무사안일 위주의 그릇된 대학풍토에서 벗어나 시대적 변화에 적극 부응하여 연구와 교육에 열정을 쏟아 대학이 발전해 나갈수 있도록 변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대폭적인 지원과 투자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수 교수의 확보가 바로 대학경쟁력과 국가경쟁력 제고의 선결과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신 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창의적 인재 양성의 걸림돌로 비판 받아왔던 교육부가 교육과학부로 조직 개편되고 그 기능도 규제보다는 지원에 중점을 두기로 하였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 대학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국가경쟁력을 높힐 수 있는 인재 육성의 장이 되어주길 다시 한번 기대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