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새정부가 추진할 국정과제 보고서를 제시했다. 성장률에 먼저 관심이 갔다. 그동안 논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장률은 21대 전략 중 ‘일자리 창출’에 담겨 있고, `7% 성장 및 300만개 일자리 창출'로 요약된다. 대선 때의 `7·4·7' 경제공약을 유지한다는 일관성이 엿보였고 일자리와 연결짓고 있어 국민의 마음을 읽어내는 듯 하다.
성장률과 관련한 논란의 쟁점은 `7%가 달성 가능하냐'이다. 거의 모든 연구기관에서 현재의 잠재성장률을 4%대로 추정하고 있다. 2배 가까운 성장률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핵심은 투자에 있다.
과거를 되돌아 보자. 2006년 작성된 `비전2030 민간작업단 보고서'는 2001~2005년 중 잠재성장률을 4.4%로 추산했다. 무리를 하지 않으면서 노동과 자본설비를 완전 가동하면 가능한 성장률이 이 수준이라는 것이다.
외환위기 전인 1991~1997년중 잠재성장률은 7%대였다. 왜 이렇게 낮아졌을까? 투자 침체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그리고 생산성의 기여도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근로시간, 인구 증가율, R&D, 기술혁신 등의 움직임은 둔하기 때문에 노동이나 생산성보다는 자본의 변화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실제로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05년간 자본의 성장기여도는 3.7%에서 1.5%로 급락했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 근 10년간 유지보수 외에는 눈에 띄는 투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소 극적으로 생각해 보자. 어떤 기업이 10년간 유지보수 외에 투자를 못했다면 그 기업은 어떻게 될까? 우리 경제의 현 위치가 바로 이런 상황이다.
미래를 보자. 노동과 생산성에 큰 변화가 없다 할 때 얼마나 투자를 해야 성장률이 높아질까? 간단히 말해 성장률이 4.4%에서 7%로 높아지려면 1.5%로 급락한 자본기여도가 4.1%로 높아져야 한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몇가지 어림셈만 해보아도 그렇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자본기여도는 자본의 생산에서의 참여 비중을 자본 증가율로 곱한 수치이다. 자본의 생산에서의 비중은 자본 소유자가 소득 중 얼마나 많이 가져가느냐, 즉 자본소득 배분율로 가늠할 수 있는데 통상 40%대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60%가 노동소득이다. 역산해서 4.1%의 자본기여도가 만들어지려면 4.1%를 40%로 나눈 약 10%로 자본이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계산에는 유지보수를 위한 투자가 빠져있다. 유지보수율은 건물이 3%, 기계설비가 9% 정도이므로 평균 6%다. 결국 기존 설비에 대한 유지보수를 하면서 7% 성장을 하기위해 필요한 자본증가율은 16% 정도이다. 이는 한마디로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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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전체 투자규모를 얼마나 늘려야 이런 증가율이 얻어질 수 있는 지를 보아야한다. 2005년 말 우리 경제의 자본 규모(2000년 불변가격)는 약 2147조원으로 알려져있다. 이 수치에 자본증가율을 곱하면 16%의 자본증가율을 만들어내기 위한 고정투자 규모가 계산된다. 곱해보면 그 금액은 약 344조원이다.
그러나 2006년에 우리 경제에서 실제 집행되었던 고정투자는 약 214조원에 머물렀다. 즉, 2006년만 보더라도 당시 고정투자의 60%에 달하는 130조원의 추가 투자가 있었어야 4%대가 아닌 7%의 경제성장이 가능했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7% 성장률이 가능하려면 투자규모가 현 수준보다 60%이상 높아져야 한다. 그리고 그 규모는 100조원이 훌쩍 넘는 액수이다. 문제는 앞으로 10년간 7%의 성장률이 이루어지려면 매년 이런 놀라운 규모의 추가 투자가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년 증가해 가야 한다.
이는 10년간 지속된 투자 침체의 자연스런 귀결이다. 좀더 쉽게 접근해보자. 10년간 지속된 가뭄 때문에 한강물의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하자. 지금 당장 한강물 수위를 10년전 수준으로 다시 높이려면 몇 대의 트럭을 사용해야 할까? 누구나 인공적으로 높이는데 있어 근본적 한계가 있음을 느낄 것이다. 현재 우리의 경제 상황도 이와 마찬가지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률이 높아져야 하고, 특히 투자 증대가 긴요하다. 하지만 몇몇 대기업이나 대형 국책사업에 의해 필요한 수준의 경제성장률과 투자가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규모와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기업이 기꺼이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혁신적인 처방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