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의보, 개인 부담 의료비 '상한제'

민영의보, 개인 부담 의료비 '상한제'

신수영 기자
2009.03.05 08:57

보장비율 70~80%로 낮추되 개인부담에 상한선 검토

정부가 실손형 민영 의료보험의 보장 비율을 70∼ 80%로 낮추는 대신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실손형 민영 의료보험은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실손형 보험은 질병에 따라 미리 정해놓은 금액을 받는 정액형 의료보험과 달리 의료비의 전부 혹은 일부를 보장받는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4일 "실손형 보험의 보장 비율을 100%에서 낮춰 의료비의 일정액은 개인이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금융위원회와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의료비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개인 부담금에 상한선을 두자는 안이 최근 제기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손형 보험의 보장 비율은 80%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실손형 보험의 보장 비율을 낮추려는 이유는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전혀 없으면 병원을 필요 이상으로 이용해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손형 의료보험에 가입한 개인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질병으로 병원을 이용하면 의료비의 일부는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보험회사가 전액 지불하게 된다.

이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자주 병원을 이용해도 의료비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되는 반면 국민들의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해야 하는 의료비는 늘어나게 된다. 일부의 `의료 쇼핑'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이러한 환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손형 보험이라도 개인이 일정 정도의 의료비는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복지부와 금융위의 판단이다. 공공 의료보험인 건강보험조차 개인이 의료비의 일정 정도는 지불하도록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실손형 보험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 20%의 절대 금액이 너무 커지면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의미가 축소되기 때문에 건강보험처럼 개인이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건강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1년에 본인부담금으로 400만원까지만 지출하도록 하고 있다. 실손형 보험은 민영 의료보험인만큼 개인이 내야 하는 의료비 상한액이 건강보험의 400만원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해 7월부터 금융위와 실손형 보험의 보장비율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으나 손해보험업계의 반발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부가 손보업계에 끌려 다니며 실손형 보험의 정책 방향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실손형 보험의 후발주자인 생명보험사들은 정부의 방침이 확정되지 않아 실손형 보험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못한채 정부 눈치만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 등은 보장비율이 80%로 낮아질 것이란 소식에 의료비의 80%를 보장해주는 실손형 보험을 내놓았으나 손보업체가 여전히 의료비를 100% 보장해주는 실손형 보험을 판매하고 있어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생보사들은 정부 방침이 결정되지 않아 실손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지도 못하고 있다.

정부의 결정 유보로 생보사들의 실손형 보험시장 진출이 막힌데 따른 손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생보사들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보험 상품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보험료가 인하될 수 있는데 이같은 기회가 차단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