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LPG 오랜 담합…서민부담 가중시켰다"

공정위, "LPG 오랜 담합…서민부담 가중시켰다"

이학렬 기자
2009.12.02 23:19

사상최대 6700억 과징금 부과...사업자 순익 4.6배 증가

-6년간 관련 매출액 21조원

-서민부담 가중…기업에 경각심 줄 필요

경쟁당국이 액화석유가스(LPG)업체에 67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과징금을 물린 것은 오랜 기간 담합으로 서민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과징금 어떻게 나왔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가격담합과 같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매출액의 10% 범위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담합기간 동안 관련된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담합기간이 길면 과징금 규모는 불어날 수 밖에 없다.

LPG업계는 가격 담함을 통해 6년간 높은 경영성과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사인 E1과 SK가스는 연평균 마진이 11.09원에서 33.21원으로 3배 증가했고 순이익도 4.6배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4년간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등 정유사들도 높은 영업성과를 거뒀다. 같은 기간 LPG 판매량이 17%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담합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게다가 담합기간 동안 올린 관련 매출액은 21조원에 달한다. 법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면 최대 2조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었던 셈이다.

다만 일부 감경 등을 감안해 최종 과징금 규모는 6689억원으로 정해졌다. 손인옥 공정위 부위원장은 "과징금 부담 능력을 감안해 과징금을 감경했고 일부 회사는 단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추가적인 감경조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담합을 자진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SK에너지와 SK가스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로 과징금을 감면받으면 LPG업계가 실제로 부담할 총 과징금은 4094억원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담합을 1순위로 자진신고하면 과징금 100%, 2순위는 50%의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서민부담 가중 '엄중처벌'

LPG 가격담합에 대한 엄중 처벌 방침은 올해 초 이미 정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초부터 서민 피해예방을 위해 서민 밀접 품목에 대한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집중 감시했다.

실제로 지난 8월 공정위는 지난해 2월과 올해 2월 등 4차례에 걸쳐 청량음료 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한 롯데칠성 해태음료 웅진식품 등 5개 업체에 대해 과징금 255억원을 부과하고 롯데칠성과 해태음료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까지 취했다.

정호열 공정위원장의 의지도 강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9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LPG 가격담합 관련해 "주거비, 교통비 등의 인상을 유발해 서민부담을 가중시킨 점을 감안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에게 경각심을 줄 필요도 있었다. 몸에 밴 관행으로 자칫하다 해외 경쟁당국에 담합이 적발되면 회사 존립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지난달 6일 한 강연에서 "건설이나 조선업계는 몸에 밴 관행이 있는데 이런 것이 외국당국에 포착되면 과징금이 클 것"이라며 "앞으로 주요 산업계 인사를 만나 이런 얘기와 함께 경험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기업이 외국 경쟁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벌금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 경쟁당국에 벌금을 낸 세계 10대 회사 중 4곳이 한국 회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선진 경쟁당국은 담합이 최소한 10% 정도의 가격인상을 유발한다고 추산하고 있다"며 "담합은 경제전반에 많은 폐해를 유발해 '시장경제의 암'으로 비유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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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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