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은행보다 더 싸게 돈 빌려"… 2,3차 업체에 돈 안흐르는 것 고민
"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이 더 많다. 특히,삼성전자(188,200원 ▼3,400 -1.77%)는 은행보다 더 싸게 돈을 빌려올 수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지식경제 R&D 지원시스템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6개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경기회복세 등에 힘입은 일부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내부에 쌓아두면서, 정작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 등으로 자금이 흐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발언이다.
이에 한 시중은행장은 "세계 각지에 근거를 두고 '다국적화'된 국내 대기업들은 실제로 (국제금융시장 등에서)국내 은행보다 좋은 조건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고, 대부분의 은행장들도 공감을 표했다.
최 장관은 이날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 장관은 직접 중소기업 현장 방문에 나선다. 최 장관은 28일 오후 안산 지역 중소기업 방문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중소기업 경영 현장을 찾아 대기업의 납품단가 압력 등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최 장관은 전날 지경부 1급 회의를 소집해 고위급 간부들이 정책을 수립하기 전에 중소기업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듣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지식경제부는 다음 달 초 560여 개 중소기업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고강도 중소기업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2, 3차 하청업체에 돈이 안 흐른다는 것이 최 장관의 고민"이라며 "어떻게 하면 (자금이)아래쪽으로 흐르게 할 수 있을 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경제에서 경쟁이 중요하지만 (기술, 자금력이 앞선) 대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할 수 있는 만큼 경쟁을 해야 하는 부분과 분배가 필요한 부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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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다만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퍼주기식'의 정책은 곤란하다는 게 지경부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은행장들과의 환담에서 최 장관은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이 서민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고 우려감을 보였다.
최 장관은 "얼마 전 DTI 규제가 풀리는 것으로 보였는데 어쩌다가 막판에 꼬였다"며 "은행들이 좀 DTI 규제를 풀어줄 수 없겠냐"고 말했다. 은행이 아닌 금융당국이 규제의 칼자루를 쥐고 있음을 누구 보다 잘 아는 최 장관의 답답한 심경이 담긴 지적이다.
최 장관은 "부동산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단 '거래'가 되면서 하향안정세를 보여야 한다"며 "현재 상황은 '호가'가 받쳐주고 있는데 이것이 무너지게 되면 위험해 진다"고 경고했다.
한 은행장은 "국민 대부분이 1주택인데, 양도세를 내려 자신이 원할 때 집을 매매할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집이 자산의 대부분인 우리 모두 거지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