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다변화, 고부가가치화, 수출제품 다변화, 서비스산업 육성·FTA 등 필요
해방 직후 1646년 64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교역 규모는 2011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65년 만에 1만5000배 이상 성장하는 기적을 일군 셈이다.
반세기 전만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것은 전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일대 사건이다.
지금껏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국가들이 미국, 독일, 중국, 일본, 영국 등 세계 경제 패권을 좌우하는 국가들이란 점은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말해준다.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2조 달러 시대를 활짝 열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양적성장에 그치지 않고 수출의 고부가가치화, 서비스업 육성 등 무역의 질적인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 영토 확장 등 개방 정책을 지속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무역 1조弗' 기적의 스토리=1946년 일본 통치하에서 해방된 변방소국 우리나라의 무역액은 64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희망이 솟구치던 우리경제는 남북의 항구적 분단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폐허가 됐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수출에 나선 것은 1962년 박정희 대통령이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우리나라의 수출은 5600만달러, 무역액은 4억7800만 달러로 보잘 것 없었다.
정부는 변변한 자원이 없는 경제상황에서 살아남는 길은 가공무역을 통한 수출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수출진흥법 공포(1962년), 내국신용장제도 채택(1965년), 수출업체 조세감면(1965년) 등 다양한 수출 진흥책을 폈고, 무역규모도 1974년에는 100억 달러로 급증했다.
1970~80년대 1, 2차 오일쇼크에도 굴하지 않고 개방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무역 1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1990년대 들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등 개방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1995년에는 무역 2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외환위기로 기로에 서기도 했지만 슬기로운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넘겼고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제품과 자동차, 선박 등의 수출 호조로 2002년 무역 3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후에는 매년 1000억 달러 이상 성장세를 구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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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그동안 무역 1조 달러 국가들이 전 세계 무역의 50% 가량을 차지하면서 세계무역질서를 주도해왔다"며 "한국 역시 교역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고,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연으로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내년 무역 1.2조弗, 2조弗 시대 열려면?=내년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전 세계 성장률이 주춤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무역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한·유럽연합(EU) FTA에다 한·미 FTA 효과까지 가세, 무역은 1조2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나라가 수출 6111억달러, 수입 5833억달러 등 무역 1조1944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수출 6254억달러, 수입 5994억달러 등 무역 1조2248달러로 추산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무역 체질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도 나왔다. △수출 구조의 고부가가치화 △수출 시장 다변화 △중간재 의존도 낮추기 위한 핵심 부품·소재 산업 육성 △서비스 산업 확대 △수출 품목 다양화 △FTA 등 네트워크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것.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무역 구조는 1조 달러로 커졌지만 질적인 측면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며 "2조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