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경기추세 못바꿔도 물가는 낮춘다

한미 FTA, 경기추세 못바꿔도 물가는 낮춘다

김진형 기자
2012.03.13 06:20

[한미 FTA 발효]단기 성장률 영향은 미미..관세 철폐로 물가안정 효과는 기대

정부가 흔들리는 우리 경제에 올해 그나마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우리 경제의 상방 요인(성장률 상승 요인)의 하나로 한미 FTA를 꼽고 "한미FTA가 발효되면 내구재를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생산,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우리 경제에 플러스(+) 요인임에는 분명하지만 당장 올해 경제성장률에 의미있는 영향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한미 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가시화시킬 경우 물가 안정에는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장률 0.1~0.3%p 상승 효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올해 우리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한미 FTA 발효로 인해 올해 성장률이 0.1~0.3%p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성장률을 3.8%로 예상한 만큼 FTA 효과로 인해 4%대의 성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KDI는 올해 성장률 추정치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현오석 KDI 원장은 "전망의 전제들이 비관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고용지표 등이 긍정적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어려운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성장률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지만 한미 FTA가 올해 경기 흐름을 바꿀 만큼의 위력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KDI와 달리 지난해 8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연구기관이 발표한 한미 FTA 발효에 따른 단기 GDP 증대 효과는 0.02%p에 불과했다.

이재준 KDI 경제동향연구팀장은 "경기가 둔화되고 수출 수요도 많이 약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FTA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정책을 써야 하지만 단기적인 경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FTA 효과를 단기적으로 계량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FTA 발효로 기회가 만들어진 만큼 경제 주체들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인하 효과는 기대된다= 정부는 성장률과 달리 물가안정 효과는 조기에 가시화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유통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한미 FTA 활용계획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54.0%가 "FTA 발효 후 미국산 수입상품 판매가격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즉시 15%의 관세가 철폐되는 와인의 경우 이미 수입업체가 가격을 10% 이상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물가 안정에는 적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구체적인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한미 FTA 효과를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물가 측면에서 중점 관리 수입물품은 신속한 통관을 지원하고 수입해 놓고 가격상승을 기대해 시중에 풀지 않는 행위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입신고를 지연할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는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고 보세구역 반출 예정일을 넘길 경우 반출명령 및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정부는 특히 한미 FTA 발효와 함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이 적지 않지만 과거 관세철폐 후에도 소비자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던 사례를 감안, 수입 후 가격 변동을 중점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FTA에 따른 주요 수입품의 수입가격을 공개하면 유통 과정 어느 부문에서 과도한 거품이 발생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돼 유통 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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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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