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종교인 과세" 말하자, 종교계 일제히…

박재완 "종교인 과세" 말하자, 종교계 일제히…

박창욱 기자
2012.03.19 12:45

박재완 장관 MTN 출연… 종교계 "원론적 찬성, 혼란 막기 위한 제도 정비해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머니투데이방송(MTN)과 인터뷰에서 세제 개편 등을 통해 '종교인 과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기독교 등 종교계에서도 대체로 "환영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과세 방법에 대해선 혼란을 막기 위한 철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납세 환영, 세금 코드 등 준비 필요해"=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김태현 목사는 "윤리적 차원에서 정부 방침에 대해 환영하며 이미 단체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납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았던 종교인의 납세로 인해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납세문화가 번져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종교인 납세에 필요한 명확한 세금코드가 아직 없다"며 "행정 절차 정비를 위한 적절한 협의 창구를 정부가 열어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생각하고 있는 방안은 있으나 구체적인 정부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밝히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NCCK는 대표적인 개신교계 단체로 기독교대한감리교, 대한예수교장로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9개 교단의 2만여개 교회와 약 640만명(자체 추산)의 교인이 속해있다.

종교인 납세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교회언론회 관계자도 "사실 종교인의 납세 그 자체를 반대했던 것이 아니다"며 "종교인을 마치 '세금 안내는 파렴치범'인 것처럼 몰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다만 "담당하는 교회에 따라 목회자별로 소득의 차이가 크고 목회자의 80% 정도는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목회자를 단 하나의 직군으로 보고 과세 제도를 만들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교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며 "그러나 교단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스님을 제외한 대부분 스님들은 명확한 소득이 정해져 있지 않아 구체적 과세방법을 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수 종교자유정책연구원 팀장은 "최근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종교인 과세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하면서 "정부가 조속히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실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일부 종교계, 정치적 저항 클 것"=전문가들은 종교인 과세가 실제 이뤄지기까지 종교단체 회계체계 정비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황호창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개된 상장기업과 달리 대부분의 종교단체들은 과세를 위한 인프라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다"며 "기본적인 회계 체계를 정비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일부 종교단체의 경우,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적 저항이 상당히 클 것"이라며 "이 경우 정부의 정책 의지가 상당부분 후퇴할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종교인 과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특별법이 만들어져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상구 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공익적인 역할이 큰 종교단체는 사학법인이나 의료법인 등과 함께 민법에 의해 19가지 세제 혜택을 받는다"며 "그러나 종교에는 사학법이나 의료법 등과 같이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하는 특별법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아무래도 특별법 제정엔 여러 단계의 절차와 합의가 필요하다"며 "그 전 단계로 '종교인 과세'를 실시한다면 종교단체의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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