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예산안]"1200억으로 6.7조 융자효과, 중소기업 소외는 미연에 방지"

정부가 균형재정 기조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총지출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재정융자사업의 이차(利差)보전 전환 아이디어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직접 자금을 조성해 융자를 해오던 사업 일부를 민간에 넘기면서 예산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와 기업활동 위축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2013년도 예산안'의 핵심으로 재정융자사업을 시중은행 대출로 전환하고 정부가 민간융자 금리와 정책금리 간 차이를 보전해주는 이차보전 방식을 꼽았다. 정부는 균형재정을 거스를 수 없는 상황에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시중의 풍부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차보전으로 바뀐 사업은 기존에는 수혜대상인 기업이나 개인이 정부로부터 직접 융자를 받았다면 이제는 시중은행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는 형태가 된다.
정부는 총 3조5000억 원 규모의 국민주택기금(3조원), 중소기업진흥기금(3000억 원), 에너지특별회계(2000억 원)를 재정융자에서 이차보전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와 별도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융자(2조5000억 원) 등 총 3조2000억 원 규모의 이차보전을 통한 융자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존과 신규 지원을 합해 총 6조7000억 원으로 이차보전이 진행되는데 실제로 정부가 지출하는 비용은 이자손실 보전분 1200억 원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운용방식 개선으로 실제 총지출 증가율이 5.3%에서 7.3%로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전환에 따른 가용재원 3조5000억 원은 경기대응, 민생안정, 지방지원에 투자해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정부재원이 묶여있는 재정융자는 민간금융시장이 발달되기 전에 정부가 대신 나서 융자해주는 형태로 이번에 이를 대폭 개선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시중은행이 융자에 나서면서 보다 알뜰하게 자금을 집행할 수 있고 민간금융여건이 안 좋아질 경우엔 재정융자지출을 늘릴 수 있는 채권을 발행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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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번 이차보전으로 전환한 사업은 다시 온전히 재정융자 방식으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번에 이차보전 방식으로 전환되는 재정융자사업의 주요 수혜대상인 기업의 경우 시중은행을 통해 지원을 받는 것이 정부지원을 받는 것보다 까다로워져 기업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기업의 투자위축으로 귀결되는 이른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를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재정부는 재정융자지출을 받고 있던 중소기업이 소외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히 논의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기업금융시장 규모가 2000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총 6조7000억 원 규모의 이차보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구축효과'는 과도한 우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히려 신규로 3조2000억 원의 이차보전 융자를 추가로 지원하기 때문에 '승수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개인이나 가계를 대상으로 한 이차보전 역시 시중은행이 개인의 신용도나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지원을 꺼리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이에 저금리 융자의 본래 취지인 취약계층 지원이 훼손되지 않도록 단순히 은행의 이자손실을 보전해주는 차원을 넘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거나 보증을 연계하는 등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차보전 전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례를 들어 정부가 재정수지를 유지하기 위해 공기업, 민간 등에 부채를 떠넘긴다는 비판도 있다. 김동연 재정부 2차관은 이에 "LH는 현재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여건으로 정부에서 융자를 받든, 민간에서 받든 부채규모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관계부처들이 그동안 이차보전 방식으로의 전환에 미온적이었던 점을 들어 재정융자사업 관련 인력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정부에선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