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부터 단행할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혜를 짜고 고통분담에도 나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기업 회장들을 상대로 한 말이다. '국민행복시대'를 내세운 박 당선인은 '고용 안정'을 무엇보다 중요한 국정과제로 염두에 두고 있다. '고용'이 곧 '복지'이고, '복지'가 곧 '국민행복'이라는 인식에서다.
박 당선인이 평소 경제성장률보다 고용률을 최우선 국정운영지표로 삼겠다고 강조해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박 당선인의 '일자리 안정' 공약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다.
◇경기 나빠도 해고 어렵게=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가장 경계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향후 경기침체가 더욱 심해지면서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사태로 쌍용차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평택의 지역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박 당선인이 향후 대기업 또는 특정 업종에서 대규모 정리해고 발생시 해당 지역을 '고용재난지역'으로 선포, 정부에서 특별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배경에도 이 같은 우려가 깔려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기업들이 해고 전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박 당선인 측의 기본적인 시각이다. 직원을 해고하기 전 무급휴직, 근로시간 단축, 업무조정 등의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도록 법령에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박 당선인이 도입을 약속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 역시 경기침체가 더욱 심해질 경우 해고 또는 임금체불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한 장치다. 일감이 많을 때 초과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을 저축계좌에 넣어둔 뒤 경영이 악화돼 임금을 주기 어려울 때 저축계좌의 돈을 임금으로 지불하는 제도다.
◇일자리 정책이 복지 정책=박 당선인과 인수위는 '일자리'와 '복지'가 별개가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인수위 내에 고용과 복지를 함께 다루는 고용복지 분과를 설치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고용복지 분과에서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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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박 당선인의 '복지정책 브레인'으로서 고용복지 분과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안종범 의원은 "박 당선인은 일자리와 복지가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일자리, 취업교육, 복지제도를 모두 아울러 고용과 복지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는 한국형 일자리 복지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정책의 성격을 가진 박 당선인의 고용 관련 공약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를 활용해 실제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것이다. 일하는 기간을 늘려 노후생계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다. 장년층 취업아카데미를 설립해 고령층 일자리에 맞는 직업교육훈련 및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공약에 포함됐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처럼=박 당선인이 제시한 '일자리' 정책의 핵심 뼈대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 질 올리기'다. 그 중심에 비정규직 근로자 대책이 있다.
인수위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사회보험 지원사업을 확대해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고용보험의 혜택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월급여가 130만원 미만인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보험 및 국민연금 보험료를 정부가 100%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추진된다. 박 당선인은 대선 전인 지난해 11월27일 TV토론 '국민면접 박근혜'에 출연, "2015년까지 공공부문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며 "대기업 등의 (고용 관련) 공시제도를 의무화하고 파견근로자가 얼마인지 하는 것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인수위는 사내하도급 근로자에 대해 사내하도급 계약이 만료된 경우 사업주가 바뀌더라도 기존 업무가 유지될 경우 고용을 유지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