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원 새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앞서 한 차례 총리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자진사퇴했다. 또 총리후보를 끌어내리기는 야당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재산과 병역이라는 '떡밥'이 워낙 크다. 정 후보자에게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새 총리에게 지워진 부담은 막중하다. 총리실을 비롯한 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이 시작된 직후에 새 정부가 출범한다. 세종과 서울을 오가며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부 안팎에서는 "새 총리에게 김황식 총리만큼만 하라는 말이 가장 큰 부담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 총리에 대한 관가의 신뢰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현 정권의 입장에서 김 총리는 야구로 치면 최고의 구원투수였다. 행정수도법 논란에 휘말리며 정운찬 전 총리가 떠난 후,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까지 낙마했다. 무사 만루위기였다.
이 상황에서 김 총리가 등판할 때만 해도 그가 이 정부 마지막까지 행정수반의 자리를 지키며 문민정부 이후 최장수인 2년5개월째 총리로 일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김 총리는 당초 색이 분명한 대통령을 조용히 보위하며 '이슬비 총리'가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업무 스타일은 이슬은 아니었다. 국회 대정부질문서 국회의원들과 각을 세우고 동남권신공항, 과학벨트, 검경수사권문제 등도 봉합해냈다. 선동렬이 부럽지 않은 깔끔한 마무리였다.
김 총리가 마무리라면 새 정부의 총리 마운드에는 긴 호흡의 선발투수가 올라야 한다. 편제가 바뀐 정부부처를 조율해 박근혜 정부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당선인의 선택은 정 후보자였다. 검증 논란에 지친 국민들도 그가 알짜이기를 바라고 있다.
공을 넘겨주는 김 총리도 이번엔 정 후보자가 자신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를 응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김 총리와 정 후보자는 40여 년 전인 1972년 사법시험 14회에 합격한 연수원 동기다. 사법연수원은 김 총리가 수석, 정 후보자가 4등으로 수료했다. 총리 직무 수행도 '성적순'이 되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