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세수 확보, '해법' 여기에..."문제는 실천"

朴정부 세수 확보, '해법' 여기에..."문제는 실천"

김세관 기자
2013.02.18 16:25

['증세 없는 복지' 열쇠…"새는 세금 이제 그만"]<9-끝>조세 전문가 지상 좌담

10여 일 후면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그러나 기초연금 도입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국가 전액 부담 수정 논란 등,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복지 공약의 현실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복지 정책 실행을 위한 재원이다.

인수위나 정부부처 산하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 실천을 위해선 향후 5년간 적게는 135조원에서 많게는 270조원까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 방안에는 부정적이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고 있던 세금을 얼마나 알차고 효과적으로 파악해 재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차기 정부의 당면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1월부터 한 달여 간 기획 시리즈 ['증세 없는 복지' 열쇠…"새는 세금 이제 그만"]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탈세 관행과 제도 미비로 인해 누수 되고 있는 세원을 집중 점검했다.

기획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전문가 지상좌담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풀어야 할 세수 확보 방안과 세금 누수 방지 방안을 종합한다.

<지상 좌담 참가 전문가>

△김유찬 조세연구포럼 학회장(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

△박훈 전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

△원윤희 전 조세연구원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홍기용 납세자연합회장(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지하경제 양성과, 비과세감면 축소 등 종합 대책 추진해야

-복지 재원 확보와 이를 위한 세수 확충이 차기 정부의 최고 숙제가 되고 있다. 박 당선인이 세수 확대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홍기용 한국 납세자연합회장
홍기용 한국 납세자연합회장

▶홍 회장=재정지출인 복지재원과 재정수입인 세금은 불가분의 관계다. 현 시점에서는 증세를 논하기보다는 소득탈루를 점검해 '새는 세금'을 막아야 한다. 그러면 막대한 복지재원도 마련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합리적인 소득재분배로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

▶원 교수=세수와 재원 확대를 정책목표로 한다면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안 된다.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축소, 과세대상의 합리적 조정, 세출구조조정 등 다양한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특히, 탈루세원에 대한 과세 강화가 절실하다. 세원탈루는 세 부담의 불공평을 야기하고 자원 배분의 왜곡 등을 초래할 뿐 아니라 성실한 납세자의 박탈감을 불러일으켜 우리 사회의 기반을 잠식한다.

▶안 교수=막대한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증세가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나 조세개혁을 통해서는 1년에 2~3조원 정도의 추가 세입만 들어올 뿐이다. 세정개혁을 통해 조세의 부과와 징수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는 것도 시급하다.

차명계좌 역외탈세 신고누락 '세금 최대 구멍'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세금이 세고 있는 곳은 어디로 보는가.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

▶박 교수=차명계좌다. 차명계좌는 세금을 내지 않는 거래의 중요한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탈세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차명계좌에 대해 제재를 하고 그 실제 소유자를 찾아 들어가다 보면 돈의 주인을 찾을 수 있다. 이는 과세 행정상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홍 회장=법인이나 사업자가 수입금액을 적게 신고하는 것을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 2011년에 음식·숙박업 사업자들이 신고한 수입금액은 63조9189억 원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법인의 신고 접대비만 8조3535억 원이다. 정황상 이들 사업자들의 수입금액이 제대로 신고 했는지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 외에도 보건의료업, 사교육사업 등도 매출을 정확히 신고하고 있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안 교수=역외탈세도 간과할 수 없다. 영국의 조세정의네트워크의 보고에 따르면 1970년부터 40년 간 한국에서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이 7790억 달러(약 830조원)로 추정된다. 이를 모두 세금으로 환수한다고 단순계산하면 5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대기업과 하청기업 간 뇌물 규모도 상당하다. 서로 상생의 관계이니 발각될 확률도 적다.

간이과세비율 축소, 차명계좌 악용 방지, 국세청 FIU정보 활용 절실

-세금 누수가 심각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 본다면.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

▶원 교수=어디서 세금 누수가 많은 지는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우리 세제 및 세정 운영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지나치게 많은 간이과세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3분의1에 이른다. 간이과세자가 많으면 부가가치세뿐만 아니라 사업자들의 종합소득세까지 연계돼 너무 많은 면세자를 야기한다. 급격히 축소하기는 어렵지만 간이과세자 비율을 20%수준까지 줄일 필요가 있다.

▶박 교수=부동산실명법과 같이 차명계자도 명의자를 소유자로 인정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차명계좌이더라도 실제 소유자가 그 돈의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한다면 악용 부담이 높아져 쉽게 이용하지는 못할 것이다.

▶김유찬 회장=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현금거래(CTR) 자료를 국세청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만 돼도 지하경제 양성화는 한 단계 크게 도약할 수 있다. 외국의 국세청 중 금융자료에 제한 없이 접근하는 나라들도 적지 않다.

소득공제범위 확대, 세무조사도 늘려야

-의견을 종합해 보면 현금거래 유도나 차명계좌를 통한 소득 탈루가 모든 탈세 행위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안창남 강남대 교수
안창남 강남대 교수

▶홍 회장=그렇기 때문에 소득에 잡히지 않는 현금거래를 양성화 하기 위해서는 소득공제 범위의 과감한 확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성형외과나 치과의 서비스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와 법률·세무서비스 소득공제를 신설하는 것도 좋다. 수요자가 영수증을 받고 공급자가 영수증을 줄 수밖에 없는 납세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세원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안 교수=세무조사 비율을 확대해 탈세 행위를 압박할 필요도 있다. 현재 세무조사 비율은 전체 납세자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 국세부과제척기간이 10년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10%는 돼야 한다.

▶박 교수=세무조사 비율을 높이는 것에 동의한다. 특히, 현금거래 업종의 조사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납세자들이 다른 사람들은 다 탈세를 하는데 나만 세금을 꼬박 꼬박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납세 문화를 정착시켜 결국 복지 재원 확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종교인 과세, 정치권 '표 계산'말고 원칙대로

-마지막으로 현 정부에서 결정이 유보된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유찬 조세연구포럼 학회장
김유찬 조세연구포럼 학회장

▶김 회장=당연히 종교인들에게도 소득세를 과세해야 한다. 더불어 종교법인도 과세해야 한다. 다만, 학교법인이 교육목적의 사업을 하는 경우는 비과세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다른 영리사업에 대해서는 종교단체에도 과세를 해야 한다. 종교법인의 두 가지 사업을 구분해 경리하고 감사를 실제적으로 실시하면 된다.

▶박 교수=종교인이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면 세금부담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종교인에게 탈세라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타소득을 통해 다른 근로소득자 만큼의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종교단체 과세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하나씩 풀어가는 것이 순리다.

▶안 교수=종교인과 종교인 모두가 당연히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세법 차원에서 보면 논쟁거리조차 안 되지만 정치권에서 종교인의 표를 의식해 멈칫하고 있다. 세금납부는 최소한의 사회 규칙이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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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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