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보안 철제금고 4천개...그 안엔 뭐가?

3중 보안 철제금고 4천개...그 안엔 뭐가?

대담= 김준형 경제부장 기자, 정리= 정진우, 이현수
2013.04.29 07:15

[인터뷰]취임 1주년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창조경제 바탕은 동반성장"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있는 기술임치 금고/사진= 이기범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있는 기술임치 금고/사진= 이기범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에 자리잡은 동반성장위원회 건물 8층에는 은행의 대형 대여금고를 연상케 하는 '기술임치 금고'가 있다.

3중 보안설비를 거쳐 금고실 안으로 들어가면 개별 자물쇠가 굳게 잠겨진 철제 금고 4000여개가 쌓여 있다. 이 곳엔 대한민국 중소·벤처기업들이 개발하고 가꾼 핵심 기술이 온전히 담겨 있다.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유장희(72) 동반성장위원장(대중소기업협력재단 이사장 겸임)이 그동안 기울여온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성과를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유위원장 취임당시 100건정도에 머물렀던 기술임치 등록 건수가 1년만에 4000건으로 늘었다.

중소기업은 특허를 받기 이전이라도 동반위의 기술임치제도를 통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동반위는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사업화를 주선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폐업·파산 시 우선적으로 기술을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유위원장은 26일 동반위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밀어주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 벤처 기업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지켜주고, 이를 대기업과 함께 활용할 수 있게 하는게 동반성장위의 임무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유위원장은 "새 정부가 '창조경제'를 화두로 잘 잡은 것"이라며 "창조경제의 바탕엔 동반성장의 개념이 깔려 있고, 창조경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구로구 동반위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이기범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구로구 동반위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이기범

동반성장위원회가 '상생'을 위한 중재자가 아니라 "조지고 간섭하기 위한" 조직, 이념싸움을 하는 조직, 특정집단을 편드는 곳으로 비쳐졌던 이미지를 바로잡는 게 지난 1년간 가장 힘들었던 일이라고 유위원장은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기업편도, 중소기업편도 아니며 엄격히 중립을 지켜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로 불신할땐 모든게 막히는데, 그럴때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불러서 합의를 하도록 한다. 협상의 원칙을 지키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신뢰가 싹튼다. 꾸준히 그렇게 해 왔더니 '동반위에 가면 뭔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라"

동반위가 민간기구인만큼 법적 구속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위원장은

"양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동반위가 조정안을 내면 중기청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중기청은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고발권을 갖고 있는 만큼 구속력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등의 조치에 외국 기업들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통해 제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유위원장은 "ISD는 외국기업이 해당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하는 것인데, 동반위는 순수 민간기구인만큼 제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외국기업이 다른 나라에 가서 사업을 하려면 해당 국가의 민간기업들이 합의해서 만들어 놓은 민간 질서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구속력이 없는 듯 하면서도 없지 않고, '조정자'기능을 하면서도 순수 민간 기구라는 독특한 성격이 동반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유위원장은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음식점업 중기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대기업 진출제한 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해당 기업 및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동반위 회의실로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또 하나의 새로운 '민간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유 위원장은 취임 1주년인 30일 오전 10시30분 동반위 사무실에서 ‘동반성장 비전선포식’을 갖는다. 대·중소기업과 정부 등 관계자가 동반성장 정책의 발전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유 위원장이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 지난 1년간 활동을 바탕으로 동반성장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 얘기다.

유위원장은 "동반위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업들이 지속성장을 위한 시대적 화두로 동반성장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노력하도록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며 "동반위는 중소기업의 버팀목인 동시에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해왔고, 앞으로도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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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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