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FOMC 비상상황에 호화콘도行 논란...총액한도대출 실효성 등 지적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선 김중수 총재의 '직무유기', '직원폄하' 등을 두고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4년간 총재 임기 기간 동안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은 업무와 관련해선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실제와 차이가 크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총액한도대출의 실효성과 동양그룹 사태에 대한 책임공방도 이어졌다.
◇국감 시작부터 직무유기·직원폄하 지적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국감 첫 질의에서 김 총재의 '직무유기' 의혹을 제기하며 불을 붙였다. 김 총재가 추석연휴였던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양적완화 축소여부가 결정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 '비상상황'에 강원도 홍천 최고급 콘도에 3박 4일간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이 시기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은 등 주요 경제부처가 양적완화 축소결정에 대비해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간 시점이다. 한은도 관련 직원들이 언제든지 출근할 수 있도록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이 의원은 "추석연휴 동안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할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내놓고 총재는 강원도 홍천 콘도에 있었다는데 어떻게 봐야 하냐"며 "미국에서도 이런 비상 시기에는 (중요 책임자가)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김 총재는 "휴가 간 것이 아니라 (콘도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며 "서울에서 한 시간 떨어진 곳이고 매우 가까운 거리"라고 '직무유기'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일반인의 생각은 총재와는 다를 것"이라며 총재의 답변을 정면 비판했다.
김 총재가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한 '직원 폄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발언이 사실이라면 총재 자격을 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쏘아붙였다.
김 총재는 "우리는 거시감독을 하고자 거시건전성 분석을 하고 있는데 매우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며 "만약에 미시감독 (권한)을 준다고 하면 중앙은행이 하던 일을 망하게 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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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전망 오차 크다"...총액한도대출 실효성도 논란
한은이 내놓는 성장률 전망이 실제 성장률과 오차가 크고, 낙관적인 전망 때문에 경기부양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잇달았다.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한은이 지난 2010년부터 2011년에 제시한 이듬해 성장률 전망치가 실제 성장률보다는 매번 낙관적"이라고 짚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기간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과 실제 성장률과의 오차는 적게는 0.8%p, 많게는 2.8%p까지 벌어졌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 4월 전망 당시 4.2%에서 최근 2.8%까지 하향 조정했으나 이마저도 낙관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도 "통상 경제성장률이 1%p가 내려가면 2조 원 가량의 세수 손실이 발생한다"며 "한은의 무책임한 낙관적 경제성장률 전망 발표와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의 오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총재는 그러나 "우리는 결코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전망이) 틀린 것은 예상했던 대로 대외경제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디테일한 전제가 있고, 오차를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총액한도대출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문 의원은 "정책금융에 해당하는 업무인데 이는 중앙은행 본연의 업무로 볼 수 없다"며 "과거 박승 총재는 원칙적으로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김 총재는 "통화정책은 유동성 전체를 늘리는 것이고 신용정책은 어느 부분이 막힌 걸 돕는 것인데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책금융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다른 나라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사태 한은도 책임있다?" 공방도
동양그룹 사태를 둘러싸고 한은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한은이 단독조사 권한은 없지만 금융감독원에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며 "한은이 은행에 대해선 수시금융검사를 하는데 금융투자회사에 대해선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원식 한은 부총재는 "일반적인 검사는 은행에 한정돼 있고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선 자금이체 업무에 관련해 공동검사를 나가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해선 지급결제 관련 파트만 나가게 돼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