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노조 "총파업 불사"...내년초 '대격돌' 예고

공기관 노조 "총파업 불사"...내년초 '대격돌' 예고

세종=정혁수 기자
2013.12.12 16:18

정부, 강도높은 구조조정 예고···연말 노-사 협상 진통겪을 듯

정부로부터 내년 1월까지 강도높은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공공기관들의 노사협상이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개별협상을 진행하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결과를 놓고 내년 초 총파업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한국마사회, 코스콤 등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 20개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들은 12일 "정부가 잘못된 정부정책으로 발생한 공공기관 부채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 넘기고 있다"며 "양대노총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이러한 정부 방침에 대해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공공노동자 죽이기 정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총파업을 비롯한 강력한 대정부 투쟁으로 이를 분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11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1월까지 부채 감축 계획과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출토록 공공기관들에 요구했다. 또 각 기관이 제출한 자구 계획에 대한 평가를 3분기말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들은 관련 테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책마련을 놓고서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이달 중 정부측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사측 안을 만들어 25~27일쯤 노조측과 협의할 계획"이라며 "일단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겠지만 협상과정이 마치 '물 흐르는 것처럼'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려움은 있지만 정부 방침 '수용' 쪽에 무게가 실린 사측과 달리 노조측은 강경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라는 게 결국 4대강사업 등 MB정부가 추진한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부채로 이루어진 건데 이걸 노동자들한테 책임지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부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노-사협의라는 형식을 빌어 이를 수용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중점관리 대상 기관을 선정하면서 기재부가 제시한 평가기준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기재부가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를 기준으로 했는 데 진짜 모럴헤저드가 빚어지고 있는 곳은 평균연봉 1억원이 넘는 금융공기업 아니냐"며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같은 곳은 나중에 자기들(기재부)이 갈 자리니까 엉뚱한 복리비만 갖고 힘없는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등으로 야기된 노동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이경호 사무처장은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정부 부채해소를 위해 '노사간 단협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것과 '노조가 거리로 나가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 데 이는 정부의 공공노동자 죽이기 정책에 다름 아니다"며 "만약 이러한 시도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양대노총 노동자들의 총단결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각 공기업에서 사람을 한명 채용하는 것도, 공기업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것도 모두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통제하에 있다"며 "모든 권한을 틀어쥐고 '밀실협의'를 통해 공기업 정책을 펴온 기재부를 개혁하는 게 공기업 개혁의 첫 걸음"이라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노조의 파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각 기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파업이 현실화 되면, 국민생활과 산업현장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병원의 경우, 파업시 병원 진료 파트에 필수유지인력을 운영한다고 해도 엑스레이, 컴퓨터영상촬영(CT), 피검사 등을 담당하는 보건직, 간호직, 운영기능직들이 담당하는 업무에서는 일부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또 공항과 같은 다중이용 시설에서는 전산관리, 보안, 화물수송 등에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편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은 다음 주 초 공기업 방만경영과 관련된 정부의 책임을 묻기위해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또 내년 초 토론회와 전문가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정부의 단체교섭권 제약에 대한 헌법소원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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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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