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NOC CEO "전쟁 내일 끝나도 물동량 회복에 최소 4개월"…
"이란 '호르무즈 통제 해역' 설정 용인, 위험한 선례 남기는 것"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 석유기업은 중동 분쟁이 당장 끝나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 차질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아부다비 국영 석유기업 ADNOC CEO(최고경영자)이자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분쟁(미국과 이란 전쟁)이 내일 끝난다 해도 전쟁 이전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의 80% 수준을 회복하는 데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완전한 정상화는 2017년 1분기 심지어 2분기 이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자베르 CEO의 이런 전망은 주요 에너지 업체 경영진 중 가장 비관적인 수준"이라며 "'사상 최대 에너지 위기'로 평가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는 앞서 현재의 호르무즈 봉쇄 상황이 6월 중반까지 이어지면 글로벌 원유 시장의 회복이 2027년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미국에 의해 이중 봉쇄된 상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 이동을 차단했고, 미국은 이란을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자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 이란에 대한 해상 통제에 나서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새로운 통행 규정을 도입하는 등 해협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페르시아만 해협청'을 설립하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통제 해역'을 설정했다.
해협청은 이날 SNS(소셜미디어) X에 "이란의 쿠헤 모라바크와 UAE 남부 푸자이라를 잇는 해협 동쪽 선, 그리고 이란 케슘섬 끝과 UAE 움알쿠와인을 연결하는 해협 서쪽 선을 통제 해역으로 설정했다"며 "이 해역을 통과하려면 이란의 허가와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베르 CEO는 이란의 '통제 해역' 설정에 대해 "이것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단 하나의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수로를 인질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그대로 두면 우리가 알고 있는 항행의 자유는 그대로 끝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오늘 이 원칙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10년을 그 결과로 인한 대가를 치르며 (충격을) 방어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베르 CEO는 "이번 중동 분쟁으로 연료 가격이 30% 상승하고, 비료 가격은 50% 올랐다. 또 항공 요금은 25%나 높아지는 등 공급망의 취약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모든 농장, 공장, 가정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가장 취약한 이들이 가장 무거운 짐을 지게 된 것"이라며 국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