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용 부담에 세대별 분납제도 도입...사우나 운영비용 월 3만원 수준 '부담'
#세종 첫마을에 사는 공무원 김모씨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대전 시내 사우나에 다녀왔다. 대전 진입로 정체를 피하기 위해 어린 자녀들을 태우고 고속도로까지 타야 했다. 김 씨는 "아들 등을 밀어주고 있는데 문득 '도대체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때(떼)돈 번다'는 목욕탕 사업이 세종 신도시인 첫마을에서는 된서리를 맞고 있다. 각 단지별로 휘트니스센터와 함께 사우나가 들어섰지만 시설수준과 관리가 민간 시설에 비해 크게 미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지 입주자 외 주변인구 입주가 늦어지면서 초기 운영비용을 대지 못해 폐업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사정이 이리 되자 단지 내 자치단체들은 이용료를 세대별로 분할해 관리비에 포함시키고 주민을 대상으로 무상 개방하는 등 방책을 내고 있다. 그러나 세대별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싼 휘트니스센터 정도만 운영이 가능할 뿐 비용이 많이 드는 사우나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공동부담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시설이 좋은 민간목욕탕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초기 입주민들이 당분간 대전이나 조치원 등으로 '원정세신'을 다녀야 할 상황이다.
첫마을 7단지(래미안) 입주자 대표회의는 최근 입주민을 대상으로 단지 내 휘트니스 센터와 사우나 운영방안에 대한 전수의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이 단지는 헬스장, 요가, 골프, 어린이 발레, 태권도 강습을 월 2만5000원~12만원(태권도)에 운영 중이다. 대표회의는 이를 세대별로 1만6000원씩 관리비 고지서에 일괄 부과하고 센터를 모든 입주자에게 개방할 것을 제안했다.
수도권에서도 보기 드문 방식이다. 서울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휘트니스는 아예 외주를 주거나 아니면 1년간 무료로 이용하다가 나중에 이용료를 내거나, 입주민에 한해 계속 무료로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관리비에 포함시켜 낸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 것 같다"며 "그럼 이용하지 않는 주민은 손해가 아니냐"고 말했다.
이는 주민들의 이용 저조로 인해 위탁운영 사업자를 유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7단지는 입주가 완료된지 한참이 지나서도 헬스클럽과 태권도 강습 등을 위탁 운영할 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입주민들의 일정한 이용량이 보장되지 않는데다 인근에 단지 외 인구가 전혀 없어 추가 회원 모집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근 첫마을 5단지(푸르지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운영난에 고심하던 휘트니스센터를 최근 주민들이 세대별로 운영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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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우나다. 휘트니스센터는 월 1만6000원(7단지 기준) 정도에 이용 가능하지만 사우나까지 가동하게 되면 세대별 분담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난다. 7단지 대표회의가 추정한 사우나 분담비용은 세대당 월 3만원. 지역난방비용과 전기, 수도료 등을 감안하면 월 4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관리비에 포함될 경우 부담이 적잖은 수준이다.
첫마을 첫 사우나로 문을 열었던 6단지 사우나가 사실상 문을 닫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접근성은 좋지만 시설 수준이 떨어져 고정 이용객이 생각처럼 늘어나지 않았다. 결국 비용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내부 수리 중' 간판을 내걸고 사실상 문을 닫았다.
7단지 사우나 역시 같은 이유로 제대로 가동해보지도 못하고 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회의는 1안으로 월 2만5000원~3만원 분담안을, 2안으로 아예 사우나를 폐쇄하는 안을 상정했다. 위탁운영을 희망하는 사업자가 없으니 주민들이 분담해 부담하지 않으면 사실상 사우나를 운영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월 최대 3만원의 사우나 이용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첫마을에도 시설좋은 찜질방이나 사우나가 조만간 들어설텐데, 시설이 미비한 단지 내 사우나를 이용하기 위해 굳이 월 3만원 고정납부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7단지 주민인 주부 양 모씨는 "전체 의견수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주변에서는 사우나 운영에 월 3만원을 부담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며 "주말엔 집을 비우는 공무원 입주자들도 적잖아 사우나를 많이 이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