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3단계에서 축소, 중기 세부담 증가 가능성… 애플 앱 과세도 추진
정부가 3단계 누진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현행 법인세 과표 구간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 등의 부담을 고려해 곧바로 단일세율로 전환하기보다는 두 단계로 과표구간을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22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법인세율 과표구간 조정 방침을 세우고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내부 검토를 마무리한 뒤 다음달 내놓을 세법개정안에 이를 반영할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세형평성이나 기업환경 개선 효과 등을 감안할 때 법인세율 과표구간을 단순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원론적으로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중소기업 부담 증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세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해 지난 2012년부터 법인세율을 세 단계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법인세 과세표준(당기순익 등) 2억원 이하인 경우 10%의 세율이 적용되며 2억~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22개국에서는 법인세가 최종소득자가 아닌 기업(중간단계) 자본에 과세하는 생산요소세라는 점을 감안해 법인세율을 단일세율로 운영하고 있다. 법인세에 단계를 두면 문턱효과 내지는 피터팬 신드롬 등으로 인해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인을 오히려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미 법인세율 과표구간 간소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중소기업 부담 증가, 대기업 세부담 완화 가능성에 따른 '부자감세' 지적이 일며 무산됐다.
법인세 과표구간 단순화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공감대가 조성된 상태다. 국제적 흐름은 물론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디지털·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이 시작되면서 사업장 중심의 현행 법인세율 과세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서 열린 토론회에선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이 단일세율(22%) 적용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제는 세율이다. 두 단계로 과표구간이 조정되면 중소기업의 세부담이 불가피하다. 반면 일부 중견기업은 세 부담 감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과표구간이 단순화되면서 최고세율이 내려가더라도 최저세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법인세율이 누진제를 채택한 나라 중에서도 대단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최저세율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한국 법인세 최저세율은 10%이며 지방세를 적용하면 11% 정도다. 이는 복수세율을 적용하는 OECD국가의 최저세율 평균(2012년) 18.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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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디지털 경제와 같은 경제 환경 변화에 맞춰 고정사업장 개념을 재정비하는 내용에 대한 검토도 진행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해외 직거래에 대한 과세공백이 지적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판매되는 해외 오픈마켓 앱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현행 세법에는 국내에 사업장을 둔 업체에게만 부가세를 매길 수 있도록 돼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앱 시장은 개발자들이 국내 사업장이 없는 만큼 어떻게 과세해야 할지 방법론의 문제"라며 "일부 과세를 실시 중인 EU(유럽연합) 등의 방침을 참고해 과세 방법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조세재정연구원에 용역을 발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