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 외국차 각축장 된 대륙 시장

[정유신의 China Story] 외국차 각축장 된 대륙 시장

정유신 기자
2014.07.22 07:41
한국벤처투자(주) 대표, 경제학 박사

<정유신의 China Story>
한국벤처투자(주) 대표, 경제학 박사 <정유신의 China Story>

중국시장 전부가 개방적이진 않다. 그러나 자동차시장만 보면 거의 완전 개방된 것 같다. 중국도시를 달리는 차들을 보면 세계의 모터쇼만큼이나 다양하고, 그중에는 중국산 차도 눈에 띄지만 수입 외국차와 중국에서 조립한 외국브랜드차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시장은 중국사회의 소득구조와 그들 기질을 보여준다고 한다. 빠른 성장을 반영해서인지 초부유층은 신분의 상징으로 벤츠나 BMW 같은 고급차를 갖고 있고, 중상류 이상의 부유층은 외국산 대형세단이나 SUV, 중간소득층도 외국산 소형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세계 1위인 중국 자동차시장의 주도권은 중국이 아닌 외국기업에 있는 셈이다. 2,000년 이전만 해도 중국 자동차산업은 정부주도로 만만디였다. 성장률도 한 자릿수였고, 대형차·중형차와 소형차 각각의 국산차육성계획이 시차를 두고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정책이 확 변해서 외국차 수입과 중국생산이 대폭 확대됐다. 이유는 뭔가. 전문가들은 ‘시장개방 불가피론’을 첫째 이유로 꼽는다. 고성장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도시화가, 지속적으로 도시화하려면 자동차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중국의 국산차만으론 양과 질 모두 턱없이 부족해서 외국차에 대한 시장개방이 불가피하다는 거다. 둘째, 도시화의 실질적 책임자인 지방정부가 지역 자동차시장을 관할하게 된 것도 자동차개방을 촉발한 요인으로 본다. 지방정부간에 도시화경쟁이 심해지면서 외국차에 대해서도 수입과 생산유치 경쟁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 결과로 중국 자동차시장은 개방 10 여년 만에 생산·판매 세계 톱이 됐지만 국내브랜드는 37%, 외국브랜드가 시장의 63%나 돼서 외국차의 각축장이 됐다.

물론 매사 국가주도인 중국이 국내 자동차산업을 방치할 리가 없다. 보호육성 사례를 들면 첫째, 외국 자동차기업이 중국에 본격진출하기 위해 중국내에서 생산하려면 반드시 중국기업과 합작하도록 했다. 소위 ‘합작법인을 통한 중국진출’ 의무화다. 둘째, 중국기업 우대정책도 그 하나다. 예컨대 충칭이나 후베이(湖北)의 우한(武漢)은 서부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굴지의 중국기업을 키우려고 파격적 세제 및 대출지원을 제공한다고 한다. 또 원자바오 때 농민의 소형차구입에 대한 보조금지급도 중국 자동차기업을 지원한 대표정책 중 하나다.

어쨌든 이런 정책노력으로 글로벌 강자는 아니지만 안후이성(安徽省)의 치루이(奇瑞), 저장성(浙江省)의 지리(吉利), 광둥성(廣東省)의 BYD 등 순수 중국기업 3사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지리는 2009년말 포드의 ‘볼보’를 전격 인수해서 세계를 놀라게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은 기술적으로 복잡한데다, 공급체인도 길고 연관 산업도 많아 단기간육성은 꿈도 꾸기 어렵다는 게 솔직한 시장평가다. 웬만한 대기업도 망하기 일쑤다. 따라서 중국의 과감한 시장개방까지 고려하면 중국기업들이 선방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관영차로 뽑힐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창춘이치(長春一汽)의‘홍치(紅旗)’라는 자국브랜드가 나오고, 차세대 전기차에 올인하는 광저우자동차(廣州汽車集?) 같은 기업도 있다.

그러나 고성장이 돋보이는 중국 자동차시장도 늘 그렇듯 그 뒤에 어려움과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몇 가지 짚어보자. 우선 공급과잉으로 가격경쟁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중국 국산차가 심하지만 외국차도 예외는 아니다. 둘째, PM2.5로 잘 알려진 중국 대기오염도 호재가 아니다. 차 배기가스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의 자동차수요 포화도 시장위축요인이다. 2선, 3선 도시의 잠재수요가 크지만 아직 평균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넷째, 미국의 양적완화축소와 그림자금융으로 촉발된 중국당국의 금융긴축 움직임도 부담요인이다.

물론 중국 자동차시장의 성장가능성은 엄청나다. 그러나 당분간은 애로도 예상된다. 다만 중저가를 겨냥하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및 부품기업에겐 2선, 3선 도시의 자동차수요증가가 절호의 찬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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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천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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