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석유공사, '年1000억 손실' 캐나다 NARL 美 은행에 매각

[단독]석유공사, '年1000억 손실' 캐나다 NARL 美 은행에 매각

세종=유영호 기자
2014.09.11 05:50

5일 매매계약 체결 "하베스트 정상화"… 에너지공기업 해외자산 구조조정 본격화

한국석유공사가 2009년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의 벨스힐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고 있는 시추시설의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가 2009년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의 벨스힐 유전에서 원유를 퍼올리고 있는 시추시설의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가 대표적인 부실자산으로 꼽히는 캐나다 하베스트의 자회사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을 미국계 상업은행에 매각했다. 박근혜정부가 '공기업 정상화'를 추진한 후 대규모 해외자산 구조조정의 첫 사례다.한국가스공사(39,200원 ▲150 +0.38%)등 다른 에너지공기업의 해외자산 구조조정도 본격화 될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실버레인지 파이낸셜 파트너스(SilverRange Financial Partners)와 NARL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실버레인지는 에너지와 실물상품에 특화된 미국 뉴욕 소재의 상업은행이다.

양 측은 매매대금을 캐나다 정부의 승인 등 매매절차가 완료될 때가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날 매각 가격이 인수인 9억3000만캐나다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복구 등 정산비용을 감안할 때 실제 매각비용은 1억캐나다달러에도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매매대금은 공개하지 않기로 계약서에 명시했다"며 "중·장기적 재무건전성을 고려할 때 손해를 보더라도 NARL 매각을 성사시키는 것에 우선순위를 뒀다"고 설명했다.

NARL은 석유공사의 대표적인 부실자산으로 분류된다.

석유공사는 2009년 39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하베스트를 지분 100%를 인수했다. 캐나다 일대 석유 생산광구와 오일샌드 탐사광구를 보유한 하베스트 인수는 석유공사 대형화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됐다. 지금도 하베스트의 가채매장량은 4억9000만배럴로 석유공사의 총 가채매장량의 35%에 달한다.

하지만 인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하류부문(downstream) 정제 자회사 NARL을 '끼워사기'한 것이 하베스트 부실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석유공사는 당초 하베스트의 자회사 5곳 중 NARL을 제외한 상류부문(upstream) 4곳만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하베스트 측이 NARL을 포함하는 것으로 매매 조건을 변경했고, 석유공사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인수금액은 31억4000만캐나다달러에서 40억7000만캐나다달러로 9억3000만캐나다달러나 증가했다.

우려대로 NARL은 인수 후에도 부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하베스트 전체의 실적을 악화시켰다. 하베스트에 따르면 NARL의 영업손실은 2011년 1억4100만캐나다달러, 2012년 1억4400만캐나다달러, 지난해 2억3200만캐나다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만도 6억3400만캐나다달러에 달한다.

NARL을 제외할 경우 하베스트의 영업이익은 2011년 1억1100만캐나다달러, 2012년 200만캐나다달러, 지난해 1800만캐나다달러 적자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가 부실의 주범으로 지목받아 왔지만 NARL을 매각함으로써 건실한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베스트가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것은 번 돈을 하류부문에 쏟아 붓는 구조 탓"이라며 "NARL을 떼어내면서 하베스트가 '클린 컴퍼니'가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유공사의 첫 해외자산 매각이 성공하면서 가스공사 등 다른 공기업들의 해외자산 구조조정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스공사는 캐나다 우미악·혼리버 가스전과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광물자원공사는 파나마 구리광산,한국전력(44,500원 ▼200 -0.45%)공사는 호주·캐나다 지녁의 유연탄·우라늄 사업 등의 지분 전체 또는 일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공기업의 비핵심 자산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처럼 언제까지 얼마를 매각하겠다는 일률적 계획보다는 최대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탄력적이고 유연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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