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RL 전면도입 따른 후속절차..기업 재무분석·투자정보 활용 새 전기 마련 전망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에 국내 상장사들의 3년치 재무회계 빅데이터를 공개할 방침이다. 모뉴엘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이 재무제표 등 정기보고서를 제출할 때 분식회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재무보고전용언어(XBRL)를 전면 도입한데 이은 후속 절차다. XBRL 빅데이터 공개로 회계투명성 제고와 투자정보 활용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2일 "공공 데이터를 국민에 공개하는 정부3.0 시책에 따라 올 하반기에 XBRL 기반으로 제출된 3년치 상장사 빅데이터를 일반에 모두 공개할 방침"이라며 "나이스그룹이나 한국기업평가 등 기업재무분석 전문업체가 가공한 고가 유료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필요한 정보를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다만 XBRL 빅데이터 제공이 현재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장마감 이후 야간에만 내려 받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XBRL은 기업의 재무회계정보를 보고하는 국제표준 웹언어다. 재무제표 각 계정항목에 표준화된 식별코드를 부여해 자동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다양한 분석을 가능하게 해준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에 유명무실했던 XBRL 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상장사 1800여곳을 대상으로 반기와 연간 사업보고서를 완벽한 XBRL 기반으로 제출해 공시토록 했다. 현재 국내 상장사들은 보고서를 PDF와 XBRL로 모두 제출하고 있지만 XBRL 보고서는 형식적인데다 대다수가 규약을 따르지 않고 작성해 빅데이터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따라 금감원은 기존 보고서의 XBRL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1차로 코스피 상장사 680곳이 지난해 8월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의 오류를 정리해 개선권고보고서를 만들어 지난달 30일 통보했다. 다음달 말에는 코스닥 상장사의 반기 보고서 오류도 적시해 통보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달초 상장사 대상으로 XBRL 보고서 작성 교육도 6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기존 XBRL 보고서의 오류를 수정하면 XBRL 기반의 빅데이터를 당초보다 이른 올 하반기에 완전 공개해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공시 자료는 PDF 방식이라 다양하게 활용하려면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거나 전문업체가 가공한 자료를 돈을 주고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XBRL 보고서는 원하는 기준에 따라 즉시 기업들을 골라낼 수 있어 재무회계 데이터 활용에 혁명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XBRL 데이터를 활용하면 전년 대비 부채비율 증가율 상위기업이나 부채비율이 업종 대비 2배 이상인 기업, 업종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상위기업 등을 즉시 분류해낼 수 있다. 자산총액과 매출, 이자비용,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RBR) 등을 기준으로 상·하위 기업을 검색해 투자에 활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 초유의 분식회계 사건을 일으킨 모뉴엘처럼 매출채권이 급증하는 식의 비정상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도 XBRL 기반의 보고서로 공시하면 즉각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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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정보가 자동 처리돼 분석시간이 줄어들고 데이터를 다량 처리할 수 있는 만큼 개별 기업별은 물론 기업간 다차원적이고 깊이 있는 분석도 가능해진다. 다만 아직까지 대주주의 지분 변동 같은 주석사항에 대해서는 XBRL 입력이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이를 강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년치 XBRL 빅데이터 공개 방침에 회계업계는 반기고 있다. 공인회계사회 한 관계자는 "XBRL 빅데이터를 공개하면 기업분석이 필요한 애널리스트나 학계는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이를 활용해 다양한 2차 정보를 생성해 이를 기반으로 좀더 정확한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XBRL 빅데이터 공개결과를 검토해 내년에는 일반인들이 기업 전자공시 시스템상에서 이를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