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당장 돈 못벌어도 미래혁신안 마련한 公기업에 가점

[단독]당장 돈 못벌어도 미래혁신안 마련한 公기업에 가점

세종=정혜윤 기자
2015.09.08 03:20

정부, 현장 방문 중심의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 온라인·전화 조사로 변경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미래 혁신항목을 새롭게 넣는다. 당장 돈을 못 벌어도 국민들의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는 혁신방안을 마련한 공공기관을 우대하기 위해서다. 총 평가점수 중 최대 5점을 주는 게 골자로, 경영평가에서 1~2점 차이로 등급이 바뀌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제도 개선이다. 또 그동안 현장 방문으로 이뤄졌던 고객만족도 조사 방식을 전화와 온라인 등으로 변경, 조사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6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고 내년 공공기관 경영평가(2015년 실적) 때부터 중장기적인 기관의 혁신 노력을 평가하는 '혁신지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머니투데이 8월3일자 1면 보도 참조 :[단독]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사상 첫 '혁신지표' 도입

정부는 우선 당초 2점을 부여했던 '전략기획' 항목을 '전략기획 및 기관혁신' 항목으로 변경, 배점을 5점으로 높였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는 없지만 조직의 잠재 가능성을 높이는 공공기관의 혁신 경영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설립취지는 대국민 서비스다"며 "공공기관들이 평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돈 벌기에만 급급하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국민 만족도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세부 평가 내용은 △미래 조직 경영을 위한 재정 절감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제공된 서비스 △해당 조직의 미래 매출을 올리는 새로운 사업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를테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함께 운영하는 '졸음쉼터' 같은 사업이 예가 될 수 있다. 지난 2011년부터 휴게소 간 간격이 먼 구간 중 교통량이 많고 화장실 등 휴게공간이 없는 도로에 졸음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졸음쉼터 설치 전보다 사고건수는 47%, 사망자 수는 10% 감소(지난해 상반기 기준)했다. 또 도로공사는 최근 졸음쉼터에 청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푸드트럭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기관 운영의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당장 플러스 요인이 되진 않지만 실제적으로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다. 이 뿐 아니라 청년 창업자 발굴로 청년 실업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

기재부는 또 올해 말부터 '국민평가'(배점 2점) 지표로 활용했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평가 방식을 현장 방문에서 전화·온라인 조사로 바꾼다.

정부는 매년 전국 공공기관에서 서비스를 직접 제공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 방식의 설문조사를 실시해, 경영평가에 반영했다. 일일이 고객들을 직접 방문하다보니 비용이 많이 들고 응답자들이 부담스럽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내년 평가 때부터 철도 등 불가피하게 이용 고객에게 바로 물어봐야 하는 분야를 제외하고, 전화와 온라인 조사로 대체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설문 문항을 줄이는 등 절차를 간소화시키면 기관과 응답자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부담을 줄이는 대신 제출된 결과에 대한 검증 절차는 강화된다. 조사를 실시하는 실사업체들이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 설문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없었는지 등을 2차 검증 시스템을 통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상위 5% 기관(9개)에게 부여됐던 자율 조사 권한은 내년 평가 때부터 없어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점수를 잘 받은 기관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한 차례 실시했다"며 "자기 점수를 자기가 매기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는 자율조사를 없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부는 경영 평가 항목에 정부 중점 과제인 '임금피크제(임피제)'를 별도 추가하는 등 최대 3점을 부여했다. 임피제 도입·정착 노력(1점)과 제도적합성(1점)을 평가해 공공기관들이 제도를 도입하도록 독려하는 방안이다. 여기에 도입 시기별로 차등을 둬 최대 1점의 가점을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7월에 도입했을 경우 1점, 8월에 0.8점, 9월에 0.6점, 10월에 0.4점을 주는 식이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최근 임피제를 도입한 기관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달 4일 기준으로 한국전력 등 100개 기관이 도입을 완료했다. 전체 316개 공공기관 중 31%를 넘는 수준이다. 임피제를 도입한 기관들은 절감 재원으로 내년에 총 1879개 일자리를 신규 창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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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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