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이민경제, 新성장지도 그린다]<8>-③[인터뷰]윌리엄 커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교수
"해외 이민자들이 국민들의 직업을 빼앗는 게 아닙니다. 고급인력 유입을 통한 산업발전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더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에서 만난 윌리엄 커 교수가 미국의 이민정책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innovation)과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부문에서 이민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도 했다.
커 교수는 인적자원 연구에서 세계적인 학자다. HBS에서 벤처창업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2013년에는 기업가정신 부문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어윙메리언카프만상(Ewing Marion Kauffman Prize)을 받기도 했다. 노동경제학 분야에서도 대가로 꼽힌다. 그는 "과학과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영역 인력에서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달할 정도로 이들의 역할과 공헌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그 비율도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 분야의 고숙련(High-skilled) 이민자들은 높은 수준의 혁신을 위해 일한다"며 "특허나 창업 분야에서 미국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커 교수와의 일문일답.
-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과 기업가정신 부문에서 이민자들의 역할이 있다면.
▶ 미국의 발전 과정에서 이민자들의 역할이 컸다. 이민자들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matics) 영역에서 순수 미국인보다 더 훈련이 잘 돼 있다. 잠재력이 미국인들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등의 특허나 창업 부문에서 이민자들의 공헌도는 지난 30년간 급속히 증가했다.
- 연구결과가 있나.
▶ 내가 연구해서 발표한 논문이 있다. 2008년 미국 인구조사 결과를 반영했는데, 학사 학위가 있는 노동력의 16%가 이민자였다. 또 이민자들은 미국의 1995~2008년 노동력 성장분의 29%를 차지했다.
- 이민자 등 외국에서 온 기술자가 많을수록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유가 뭔가.
▶ 이민자들 중 일부는 미국에서 비즈니스모델과 기술을 배워 본국으로 돌아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10여년 전 한국의 SK그룹에서 6개월간 일한 적이 있다. 그때 미국에서 이민 온 직원을 알게 됐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경력을 쌓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기술 개발을 하고 있었다. 실리콘밸리는 기술과 비즈니스 아이디어 측면에서 매우 특별한 장소다. 실리콘밸리엔 한국과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많다. 이들이 실리콘밸리와 동아시아 간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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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실리콘밸리에서 배운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동아시아 지역에 전파하고 있었다. 또 이들은 이 지역 경제의 특성을 미국에 전하고 있다.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한국이란 문화적 배경을 갖고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인재는 두 나라에서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한다. 이런 점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한국 정부가 2018년부터 이민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 프랑스나 독일 등 많은 선진국들이 이민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인다. 일반 국민들은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 크다. "외국인들이 이민을 와서 내 일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민자를 받아서 기존 국민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우수인력을 받아들이면서 경제가 더 발전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그렇다. 농경사회에서도 외부인들이 들어오면서 경제가 더 생산적으로 발전했고, 모두에게 이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