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환수율 51.6% 전년비 11%p 상승… 구권 회수 증가, 김영란법 등 영향 추정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이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2009년 시중에 풀린 구권 회수가 늘어난 데다 5만원권 환수율을 높이기 위한 한국은행 발권정책도 일부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5만원권은 20조7540억원이 발행됐고, 10조7076억원이 환수됐다. 환수율은 51.6%로 전년(40.1%)보다 11.5%포인트 상승했다. 남은 12월 발행·환수액을 고려하면 연간 환수율이 적어도 50% 이상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1월 5만원권 발행액은 역대 최대치인 2015년(20조5703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연간 발행액 21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5월부터 발행된 5만원권은 당해 환수율이 7.3%에 그쳤다. 이어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로 환수율이 점차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 지하경제양성화 대책이 발표된 2013년 48.6%로 대폭 하락했고 이듬해인 2014년 25.8%로 더 떨어졌다. 5만원권이 지하경제에서 '검은 돈'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5만원권 환수율은 2015년 40.1%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4년 만에 다시 5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은은 우선 2009~2010년 발행된 5만원권 구권 회수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본다. 종이 화폐는 발행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유통 과정에서 많이 훼손되기 때문에 신권 교환 수요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9월말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과거 국정감사 답변자료에서 "김영란법 제정시 5만원권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은이 2015년부터 화폐지급 운용기준을 바꿔 5만원권 환수율이 높은 은행에 1만원권 신권을 더 배분한 정책도 일부 효과를 나타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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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발행 이후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화폐발행잔액은 급증세다. 2008년말 30조8000억원이었던 화폐발행잔액은 올해 11월 기준 95조94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5만원권이 화폐발행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말 28%에서 78%로 50%포인트 상승했다. 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본원통화에서 금융기관들의 지급준비금을 뺀 것으로 가계, 기업 등 민간에 풀린 현금 총량을 의미한다. 그만큼 5만원권 유통이 보편화됐다는 얘기다.
5만원권 환수율이 지금처럼 다시 오름세를 나타낼 경우 고액권으로서 순기능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환수율이 다시 떨어지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긴다면 또 다른 논란이 커질 수 있다.
한은은 향후 5만원권 환수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5만원권 환수율이 한 때 크게 낮았지만 과거 1만원권이 고액권으로 처음 발행됐을 때도 이와 비슷한 추세였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환수율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