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근로감독서 불법파견 여부 판단·결과 발표 임박·… 직접고용 미이행시 한국GM에 120억원 과태료

한국GM 부평·창원·군산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 1200여명에 대한 ‘불법파견’으로 판정 내는 것을 검토중이다. 시정명령이 내려지면 한국GM은 1200여명을 직접 고용하거나 노동자 1명당 1000만원씩 약 120억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는 한국GM 구조조정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GM이 한국GM의 불법파견을 문제 삼아 창원공장 폐쇄 등의 카드를 꺼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한국GM이 불법파견 결과 발표를 최대한 늦춰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25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르면 이번 주 한국GM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김영주 장관 취임 직후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운영한 현장노동청에 ‘한국GM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돼 지난해 12월11일부터 올 1월19일까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장 실사감독한 내용을 정밀 분석하고 있는데 불법성이 상당히 짙다는 게 공통의 인식”이라며 “주무부처인 고용부가 3월 말쯤이면 판단을 마치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용부는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인천지법이 2월 18일 내린 판결의 법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법원은 이 판결에서 한국GM 부평·군산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 84명을 한국GM 정규직 지위로 확인했다.
특히 한국GM이 2013·2016년 두 차례 불법파견 판결을 받고도 바로잡지 않은 점을 들어 ‘근본적 근로관계 개선 없이 파견노동자들로 노동력을 확보하고 노무비용을 줄여 왔다’고 명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법원이 일관된 기조로 불법파견을 인정한 만큼 해당 법리를 적용하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규직 판결이 내려진 노동자들과 같은 근로형태를 가진 것으로 고용부 실사에서 확인된 1200여명 대부분이 사실상 불법파견으로 결론 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정부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한국GM에 시정기한으로 주고 ‘해당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자 1명당 1000만원씩 약 120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를 내더라도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 240억원, 3차 360억원의 과태료 처분이 이어진다.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한국GM 입장에서 불법파견 문제는 또 하나의 돌출 악재가 될 수 있다. 과징금 자체도 부담일 뿐 아니라 직접고용으로 인건비 구조 산정 등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파견은 창원공장에 720여명이 집중돼 있는데 주력생산 차종 등을 고려할 때 채산성이 낮기 때문에 이 인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 보다 군산공장에 이어 폐쇄를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GM 노사가 지난 9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을 직접 찾아 “발표 시점을 가능한 최대한 늦춰달라”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합법’으로 나올 것으로 믿는다” 등의 의견을 전달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등 고위층도 정부와 비공식 면담을 갖고 비슷한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불법파견 문제를 빨리 공론화해 한국GM 구조조정 협상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조조정을 마친 후 GM이 불법파견을 들어 공장폐쇄나 철수 등을 단행하면 제지할 대응책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군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일부가 법원에서 정규직 지위를 확인받았으나 공장폐쇄로 복귀가 불가능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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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 교수는 “한국GM의 불법파견 문제를 협상 지렛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국민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한국GM이 정말로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할 생각이 있다면 불법파견 의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같이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