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생각 다른느낌]생색내기용 임시방편 청년일자리 대책의 한계

그동안 청년일자리는 고용 문제의 핵이었다. 지난 10년간 전체 고용 수준은 높아졌지만 유독 청년실업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0년 이후 청년실업률은 7~8%대였다가 2014년 9.0%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고 2016년 9.8%로 전년 대비 0.7%p 상승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 15~29세 청년 인구수는 915만명으로 전년 대비 13만3000명 줄어 2005년 이후 최대로 감소했고 15세 이상 인구 중 20.7%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인구(-2만1000명), 취업자(-3000명), 실업자(-1만8000명) 모두 감소했으나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직자 감소폭이 작아지면서 청년고용률은 42.7%로 전년 대비 0.6%p 올랐고 청년실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3%p 감소로 개선됐다.
이런 결과는 인구증가율이 계속 줄어들면 향후 저절로 청년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거란 환상을 낳게 만든다. 전 세계가 ‘고용 없는 성장’ 시대로 들어서면서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더 그렇다.
실제 지난해 일본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0.7%로 전년(1.9%)보다 1.2%p나 떨어졌는데도 오히려 청년 고용수준은 개선됐다. 저성장하에도 인구 감소에 따른 구인난으로 청년 경제활동참가율(61.7%), 고용률(59.4%)은 높아지고 실업률(3.7%)은 낮아졌다. 일본은 15~29세 청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청년 인구는 1847만명으로 15세 이상 인구의 16.6%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부러워할 일은 전혀 아니다. 고용의 양적 측면은 좋아졌지만 청년층 임시·일용직이 116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28만명 늘었다. ‘프리터’(Freeter)라는 알바 청년들이 자의반 타의반 늘어나면서 청년 저소득층 증가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청년일자리는 좀처럼 풀기 어려운 난제다. 청년 고용 수준이 경기가 좋거나 일할 기회가 늘어난다고 꼭 개선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취업시험, 공시준비, 병역 문제 등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구직자 비율이 낮은 편이다. 청년들의 노동 의식 변화로 스스로 쉬는 경우도 많아졌다. 지난해 청년층의 미취업기간 중 활동을 보면 전년 대비 ‘구직활동’이 24.5% 증가했지만 ‘그냥 시간보냄’도 15.1% 증가했다.
또한 청년들은 첫 직장이 생애 성과에 연결되기 때문에 일자리 선택이 다른 연령층보다 까다롭다. 2017년 1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에 의하면 고졸자는 첫 직장의 임금이 향후 노동 시장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대졸자는 초임 뿐 아니라 기업규모와 고용형태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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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생애 첫 직장이 되는 청년일자리는 단순히 일자리 양이 아니라 눈높이에 맞는 적합한 일자리가 부족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2017년 기준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총액은 대기업의 53% 수준에 불과하고 일자리 안정성도 떨어져 중소기업 가기를 꺼려하는 실정이다.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대학 진학은 필수가 됐고 대학 등 고등교육 진학률이 70% 정도에 이르러 일자리 미스매칭이 커졌다.
따라서 청년일자리 개선을 위해서는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하도급, 노동시장 이중 구조로 인한 대기업 선호 현상, 과도한 대학 졸업자 미스매칭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이익집단 간 복잡한 이해관계로 근본적인 개선 대신 손쉽게 접근 가능한 임시 일자리나 고용수당 같은 단기처방에 의존해 왔다. 그러는 사이 인구증가율 감소가 고용 시장에 더 빠른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32만6900명에 그치고 합계출산율은 0.98로 출생통계(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인구증가율 감소는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출생아 수 감소가 생색내기 청년 고용 대책을 제치고 머지않아 청년일자리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할지도 모를 지경에 다다랐다.
아직도 청년일자리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은 외면한 채 취업자 증가수만 따져 청년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임시방편적인 청년일자리는 오히려 청년들의 노동 의욕을 상실시키고 구직활동 포기자를 늘릴 뿐이다. 그럴 거면 차라리 아무런 대책 없이 청년 인구가 더 감소돼 저절로 구인난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시간 때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