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 않은 길' 원전 해체, 어떻게 진행되나

'가보지 않은 길' 원전 해체, 어떻게 진행되나

기장(부산)=권혜민 기자
2019.07.05 05:00

[에너지 시프트, Newclear 시대-②]해체계획서 제출 후 원안위 승인 받아 본격 해체…영구정지 후 해체완료까지 최소 15년 걸려

[편집자주] 2017년 6월19일 0시. 국내 첫 상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를 직접 찾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청정에너지 시대, 이것이 우리 에너지정책이 추구할 목표"라고 말했다. 국가 에너지정책 패러다임이 원자력(Nuclear)에서 신·재생 등 청정에너지(Newclear)로 40년 만에 첫 전환한 순간이다. 눈 앞에 다가온 'Newclear 에너지 시대' 과제를 진단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해본다.

'원자력발전소 해체'는 국내 60년 원자력산업 역사에서 '가보지 않은 길'이다. 원전 해체는 수명이 다한 원전을 철거한 후 녹지 등 일반 부지로 되돌리는 작업을 말한다. 방사능 물질에 노출된 시설이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고도의 처리기술이 필요하다. 국내 첫 상업용 원전 '고리1호기'는 영구정지와 동시에 첫 원전해체 대상이 됐다.

원전 해체 작업의 첫 단계는 최종해체계획서 작성이다. 영구정지 후 5년 이내에 기본적인 해체전략과 공정, 비용, 방법 등 상세 결과를 담은 문서를 제출해야 규제당국으로부터 해체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하반기 중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 초안을 마련한 뒤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원안위 승인이 떨어지면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 해체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고리1호기는 현재 해체계획서 마련과 동시에 사용후핵연료를 냉각하는 해체 사전 준비 단계에 있다. 임시저장시설로 옮겨진 사용후핵연료를 식히는 데에 최소 5년이 걸린다. 이후 건식저장시설 보관을 거쳐 발전소 외부 중간저장시설로 반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해체가 시작되면 원자로를 포함한 발전소 시설이 철거된다. 원자로는 특수 장비를 이용해 건물 내부에서 절단하고, 제염 처리한다. 기타 건물과 시설도 제염 작업을 거쳐 해체한다. 여기에 최소 8년이 걸릴 전망이다. 해체폐기물은 압축·포장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옮겨진다. 이후 2년간 부지복원 작업과 잔류방사능 평가 등을 완료하면 해체가 끝난다. 영구정지 후 해체완료까지 적어도 15년이 걸리는 셈이다.

한국은 상용원전 경험은 없지만 연구로원자로 등은 해체해 본 적이 있다. 필요한 상용화기술 58개 중 41개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나머지 17개 기술은 고리1호기 해체공정에 맞춰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원전 1개호기 해체에는 약 7515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한수원은 해체 비용을 발전원가에 반영해 충당부채 형태로 적립해 왔다. 따라서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체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려는 정부는 고리1호기 해체 경험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원전해체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계획대로라면 한국은 2035년 세계 원전해체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 5대 원전해체 강국으로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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