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활(취직 활동) 할 때는 수출규제 터져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일본 기업에) 내정받아 지난 주 취업비자를 발급받고 이달 말 출국 예정이었는데 또 이렇게 됐네요"
국내 최대 일본기업 취업사이트 중 하나인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일본지역카페에 지난 5일 올라온 글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발 입국을 사실상 막으면서 일본 기업 취업 준비생과 입사를 앞둔 신입사원은 발을 동동 굴리는 형편이다. 일본 기업 입사가 보류된 사람도 나오고 있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은 9일부터 한국, 홍콩, 마카오에 대한 사증면제조치(무비자 입국)를 정지하고, 단수‧복수 사증 효력을 정지한다. 목적은 코로나19(COVID) 확산 방지다. 한국과 일본은 관광 목적 등 여행자에 대해 90일간 비자 면제 조치를 해왔다.

일본은 또 9일부터 한국, 중국(홍콩, 마카오 포함) 방문 후 입국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2주간 지정장소(자택 또는 여행자의 경우 호텔)에 대기하도록 했다. 대중교통 사용 자제도 요청했다.
일본이 사실상 한국인 입국을 차단하면서 일본 기업 신입사원과 취준생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정지를 발표한 직후 이날 오후 5시까지 코트라 일본지역카페에 올라 온 관련 글은 50개다. 하루 평균 새 글이 20개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 신입사원과 취준생의 걱정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 기업 입사를 앞둔 한 신입사원은 입국제한이 풀린 후 일을 시작하는 걸로 정리됐다고 밝혔다. 일부 카페 회원은 일본 기업 입사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예정된 일본 기업 입사를 그대로 진행하려면 2주 격리가 시작되는 9일 전에 비행기를 타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란 조언도 나온다. 실제 "8일 일본행 티켓을 질렀다"는 카페 회원이 있었다.

일본 기업 취준생 역시 일본정부의 입국 거부 조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일본은 2017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정부 취업지원 사업을 통해 가장 많은 고용이 성사된 국가다. 한국의 청년실업과 일본의 구직난이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해외진출통합정보망에 일본 기업 구직자로 등록한 사람은 6358명이다. 이 중 실제 일본 기업 입사자는 2469명이다. 1828명이다. 2016년 1003명, 2017년 1427명, 2019년 1828명에서 확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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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본 조치가 회복되는 대로 비자발급을 받을 수 있도록 일본 대사관에 요청하고 청년이 감을 잃지 않고 업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취업 연수 기간 연장을 고민하고 있다"며 "일본 대신 다른 국가로 취업을 희망할 경우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해외 취업지원 사업은 △K-Move스쿨△공공알선(국내해외취업센터, 해외 K-Move센터) △민간알선 지원사업(취업박람회 등) △해외진출통합정보망 운영 등이 있다.
K-Move스쿨은 일본어·직무 교육과 취업알선을 지원한다. 단기(4개월), 장기(8~10개월), 트랙2(10개월 이상)로 구성됐다. 공공알선과 민간알선은 취업박람회처럼 1대1 상담과 면접을 주선한다. 해외 K-Move센터는 실제 해외 취업 후 겪는 어려움을 도와주는 곳이다. 해외진출통합정보망에선 기업 구인공고·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인 직원을 뽑고 싶은 일본 기업은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민간알선을 통해 채용하려면 초임 연봉이 최소 2400만원이어야 한다. 공공알선의 경우 초봉 조건은 1500만원 이상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8년 정부 취업지원 사업으로 일본 기업에서 일을 시작한 한국인의 평균 초봉은 2751만원이었다.
일본 기업이 가장 많이 찾는 수요는 IT(정보통신기술) 인재다. IT 인재는 일본어를 익혀야 하는 취준생이 많아 K-Move스쿨 과정 중 주로 장기나 트랙2 과정을 이수한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인을 채용하는 서비스업 기업도 다수다. 정부 취업지원 사업을 통해 한국인이 입사한 일본 기업은 닛산자동차, 소프트뱅크, JR(철도회사) 등 대중에게 익숙한 대기업도 있다.